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당선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가운데,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을 놓고 "검경, 먼지털이 안 되니 결국 말꼬리 하나 잡았다"고 응수했으나 '검찰 소환에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1일 검찰은 이른바 '백현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오는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가 소환된 사건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기자들을 만나 "광주 5월은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킨,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희생한 광주의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저 이재명은 원래 영달을 꿈꾸는 청년이었는데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의 실상을 알고 나서 공익적인 삶을 사는 새로운 인간을 다시 태어났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소환 통보를 한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았지만 침묵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어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침묵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께서 맡긴 권력을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민생을 챙기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써야 한다"며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고 적절하지 않다"고 검찰이 자신을 소환하는 것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어 "오랜 시간을 경찰, 검찰을 총동원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 소환에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국정감사 답변과 언론 인터뷰 내용을 놓고, 더구나 사실관계까지 확인된 발언을 문제 삼아 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며 "야당 대표를 상대로 맞을 때까지 때리겠다는 두더지 잡기식 수사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 검찰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호위무사를 동원해 제1 야당 당 대표를 직을 맡은지 나흘 만에 소환하는 초유의 일이 정기국회 첫날에 발표됐다"며 "국정이 아니라 사정이 목적인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속내가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부터 믿을 수 있는 검찰 측근으로 가득 채우고 온갖 곳에 검찰 출신을 꽂은 이유가 있었다"며 "이제 윤석열 정부가 정치 보복을 위한 검찰 공화국을 만드는 데만 몰두한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이나 논문표절 등 살아있는 권력을 둘러싼 차고 넘치는 의혹들에 철저히 눈감으면서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윤 대통령의 검찰공화국을 국민이 좌시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보스를 위해서라면 어떤 불사도 마다하지 않는 조직폭력배와 다를 게 없다"면서 "오만과 태도가 하늘을 찌르는 한동훈 장관을 앞세워 헌법과 법률마저 어기는 독주가 윤석열 대통령식 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는 출석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출석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불출석 가능성도 크다"며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분명해서 출석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다. 가능성과 가능하지 않다는 것, 두 가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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