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7일 경북 칠곡군 선영 묘소를 찾았다. 전날 법원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다음날 잠행을 깨고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수 지지층이 밀집한 경북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세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칠곡에 왔다. 현대공원묘지에 계신 증조할아버지, 큰할아버지 그리고 청구공원묘지에 계신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께 오랜만에 추석을 앞두고 인사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랜세월 집안이 터전잡고 살았던 칠곡에 머무르면서 책을 쓰겠다"며 "점심은 칠성시장에 들러서 먹는다. 역시나 단골식당"이라고 적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속 이 전 대표는 묘소에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칠곡 행보에 대해 이날 TV조선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대위원이 "주 위원장의 비서실장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군)의 지역구를 찾은 건 (비대위를) 한 방 쏘는 듯한 행동으로 비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다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성묘 가는 것도 이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공격하려고 한다"며 "우리 집안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을 2022년에 저격하기 위해서 500년 전 칠곡에 자리 잡았다는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상식적 이야기는 방송에서 그만 봤으면 좋겠다"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이상한 소리를 늘어 놓는 사람이 TV에 나올 때 말세가 가까워 지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사태에 따른 향후 대응책 논의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국민의힘 의총에서 법원 결정에도 비대위 체제 존속으로 결론을 내리면 나머지 비대위원들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추가 신청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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