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조 1항 개정→유지, 결정 바꾸자
'완전 삭제' 요구하는 당원 청원 올라와
'완전 삭제' 요구하는 당원 청원 올라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른바 '이재명 방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당헌 제 80조 1항에 대한 개정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린 가운데 당원들 사이에선 해당 조항을 완전히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해 하루 만에 3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는 등 후폭풍이 거셉니다.
오늘(18일)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는 '당헌 80조 완전 삭제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한 달 가까이 협의한 당헌 80조 결과를 뒤집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규탄한다"고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비정상적인 검찰 공화국"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빌미로 민주당 내부의 공격, 언론과 검경의 공격을 받을 수 없다. 정치적 판단을 검찰에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당헌 80조는 완전 삭제해야 마땅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청원은 오늘 오후 2시 39분 기준 총 3만 5,929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민주당은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권리 당원이 동의한 청원에는 당 관계자가 직접 답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기소되면 직무 정지'라는 내용이 담긴 제 80조 1항을 개정하기로 한 전준위의 의결을 뒤집고 이 조항을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윤리심판원을 통해서 다시 징계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80조 3항을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에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수정했습니다. 계파 갈등이 격화되자 절충안을 낸 겁니다.
이 같은 비대위 결정에 대해 친이재명계 최고위원 주자들은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청래 후보는 "비대위 안에 절대 반대"라며 "일개 검사의 정치적 기소에 당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장경태 후보는 "당원의 요구를 무시하는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서영교 후보는 "굴레를 씌우는 조항을 바꿨어야 했다", 박찬대 후보는 "비대위가 순진하고 위험한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사를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오늘 라디오 방송을 통해 "현재 국회의원 중에서는 절충안에 크게 반발하는 분들은 안 계신다"며 "이 정도면 당원들께서도 받아들여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대위 회의를 해보니 과반의 비대위원들이 '지금 이것을 손 보면 민주당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약화한 것으로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고, 정치적 기소가 있는 사건에도 징계하기는 어려우니 절충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당헌 80조 완전 삭제' 청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헌 개정과 관련해 다시 논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6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북사랑 토크콘서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이재명 의원은 "당은 현재 지도부가 있고 지도부에서 나름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굳이 묻는다면 (기소 시 직무 정지는) 좀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통합이란 측면에서 굳이 싸워가면서까지 이렇게 강행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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