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방탄 논란' 당헌 80조 1항 개정 "없던 일로"

'기소되면 직무정지' 당헌 유지
단, 3항 징계처분 취소 의결 주체를
기존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수정 의결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이재명 방탄 논란'을 빚은 당헌 제 80조 1항에 대한 개정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가 전날(16일) 해당 조항에 대한 개정을 하기로 의결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17일)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비대위는 당헌 80조 1항을 유지하기로 의결했다고 전했습니다.

당헌 80조 1항은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민주당 전준위는 해당 조항을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하기로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이를 두고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의 방탄용'이라는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비대위는 해당 조항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격화되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기소 시 직무 정지' 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다만 기존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윤리심판원을 통해서 다시 징계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80조 3항을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에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수정했습니다.

의결 주체를 신속하고 정무적인 판단이 가능한 당무위로 바꾼 겁니다. 당무위는 당 지도부와 시도당위원장 등 100명이 모인 당의 의사집행기구입니다.

이에 대해 신 대변인은 "억울하게 정치 보복으로 인해 기소 당하는 당직자에 대한 예외 조항을 마련한 것"이라며 "당무위에서 부당한 기소나 판결에 대해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절충안을 의결했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주체를 최고위로 할지, 당무위로 할지 고민도 있었지만 치열하게 논의한 결과 최고위보다 조금 더 확장된 기구에서 결정하는 것이 국민이 보기에 공신력이 있으리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비대위에서 의결된 당헌 개정안은 오는 19일 당무위, 23일 중앙위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