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성공 위한 쓴소리, ‘총질’ 단순화”
이준석, 尹 메시지에 다른 언급 없어
“울릉도서 해야 할 일 많다”
이준석, 尹 메시지에 다른 언급 없어
“울릉도서 해야 할 일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문자 메시지가 노출되며 파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른바 ‘이준석 키즈’로 불리는 청년 정치인들이 “윤 대통령을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며 성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대표가 추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 출신 대변인들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착잡한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제가 대통령의 인사 관련 발언을 비판하고 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를 확정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이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정치권에 머물렀던 지난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며 “‘허무하게 죽지 말라’는 무수한 만류에도 저는 할 말을 해야겠다.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여기신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제, 조금 지친다”고 했습니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는 짤막한 글로 심정을 전했습니다.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1년 전 새로운 동지들과 함께 희망을 쌓아가던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립다”며 “1년간의 고되지만 행복했던 추억들이 허무하게 흩어진다.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섧은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라고 적었습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지난 26일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드러났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국회사진기자단 소속 기자에게 포착된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으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습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으로 화답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 대표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 결정 이후 “안타깝다”며 “당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당 내홍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윤 대통령의 원칙에도 의구심이 커지게 된 상황입니다. 또한 성 비위 증거인멸 의혹 관련 당 윤리위의 결정에 윤심(尹心)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대표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26일 오후 6시 38분 페이스북을 통해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에 풍부한 용출수를 먹는 샘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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