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 제한·금지 통고로 집회 소란 누그러져
1인 시위·유튜버 활동 막을 근거 없어…경범죄 범칙금 고작
1인 시위·유튜버 활동 막을 근거 없어…경범죄 범칙금 고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퇴임과 동시에 평산마을로 내려온 지 두 달이 넘었지만 평산마을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 다음 날부터 극우 성향 단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래를 틀고, 욕설 집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직 대통령 귀향과 함께 45가구 100여 명 정도가 살던 조용한 마을은 이제 매일 확성기, 군가, 고성에 시달리는 마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행위를 했다거나 '직전 총선 등에서 부정선거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국민 자유를 빼앗았다'는 등의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만 7월 들어 평산마을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 과격 집회 개최자 등을 고소하고, 민주당이 평산마을 집회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양산경찰서도 평산마을 주민 사생활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는 집회·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면서 소란 정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양산경찰서는 현재까지 벨라도(영상 플랫폼), 코로나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구국총연맹, 자유진리정의혁명당 4개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극우 성향 유튜버 안정권 씨가 대표로 있는 벨라도는 문 전 대통령 퇴임 첫날부터 30시간 주야 연속 차량에 설치한 확성기를 사용한 집회·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금전 후원을 받던 단체입니다.
벨라도는 집회 금지 통고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까지 냈지만, 법원이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는 정당하다고 결정하면서 향후 평산마을 시위는 어려워진 상태입니다.
14일 낮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서 한 남성이 북을 치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과격 집회는 줄어든 대신 1인 시위, 유튜버들이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라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유진리정의혁명당 소속임을 내세우는 한 남성은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동료 1~2명과 함께 두 달째 평산마을 사저 앞 도로에 차를 한 대 갖다 놓고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스스로 밝히며 서울 종로, 영등포 등에서 주로 극우 집회 등을 해 온 해당 남성은 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평산마을로 집회 장소를 옮겼습니다. 그는 경찰이 7월부터 집회 금지 통고를 하자 1인 시위로 전환하여 확성기 등을 사용하여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극우 성향 유튜버들도 사저 앞 도로를 오가며 문 전 대통령 사저나 주민 일상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 13일 한 유튜버를 스토킹 혐의로 양산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 유튜버가 지난달부터 평산마을을 찾아 카메라의 줌 기능을 활용, 사저 내부까지 촬영해 유튜브로 중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저 앞 주민도 같은 내용으로 이 유튜버를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1인 시위자, 유튜버 활동을 막아 달라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지만, 여러 사람이 참여한 것이 아니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로 제지할 근거가 없다"며 "소란스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3만원 범칙금 스티커를 부과하는 것이 고작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사는 경남 양산 사저 앞 욕설시위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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