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과거 개성공단 근로자 통근용으로 운행했던 대형 버스를 무단 반출해 운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3일 조선중앙TV는 개성의 폭염 상태를 보도하며 같은날 오후 3시 개성시내 거리 풍경을 내보냈다.
TV 영상엔 섭씨 33좀 무더위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사이 파란색 버스가 시내를 내달린다.
이 파란색 버스는 과거 개성공단 근로자 통근용으로 우리측에서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로 추정된다. 당시 차량에는 현대차 로고와 한반도기가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영상에는 현대차 로고와 한반도기 문양을 모두 지운 듯한 흔적이 담겼다.
개성 시내 풍경은 담은 TV 화면에서 이 버스가 시내를 활보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오래 전부터 통근 버스를 일반용으로 운행해왔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앞서 개성공단은 2016년 가동이 공식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인공위성 사진에서 공단 내 통근 버스가 움직이는 정황히 여러차례 포착된 바 있다.
지난 4월엔 개성공단 내 화재 발생으로 당시 북한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일부 공단 시설을 운행중이란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또 미국의소리는 지난 5월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개성공단의 위성사진을 공개, 개성공단 내 가방, 신발 생산 지구 인근에서 통근 버스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우리 정부가 제공한 '에어로시티'를 북한에서 무단 사용할 경우 '남북투자보장 합의서' 위반에 해당한다. 남북투자보장 합의서는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상대방 투자자의 투자자산을 국유화하거나 재산권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통일부도 "우리 국민 재산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 침해는 남북 간 관련 합의에 명백한 위반이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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