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의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리설주 여사의 모습이다.
이날 열병식에서 남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당당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5일 저녁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과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각급 지휘관들을 격려하고자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연회에 리여사가 남편 김위원장과 함께 참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 리 여사는 김 위원장이 입은 '공화국 원수복'과 색상을 맞춘 듯 단정한 베이지색 투피스를 착용한 채, 남편 바로 옆에서 도열한 군인들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주석단에 서서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되는 열병식을 바라볼 때도 리 여사는 바로 뒤편에 서서 함께 손뼉을 쳤다.
리 여사가 열병식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리 여사는 연회장 헤드테이블에서도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착석했다.
올해 리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서 남편과 여러 공개 일정을 두루 소화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열병식에 앞서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4월 15일) 110주년 당시에도 리 여사는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붉은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채 1열 중앙의 김 위원장 바로 옆에서 참배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남편과 함께 설 경축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는 부부 동반의 대외 공식 석상에서조차 부인을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에 북한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존재감은 정상국가 지도자상을 부각하는 동시에 김정은 체제가 그만큼 안정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가증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분쇄하기 위하여 우리 혁명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부단히 상향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지휘했던 군 수뇌부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보도 관행상 전날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임에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비서와 리영길 국방상 및 군단장들이 참석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