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12일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민주당 정권은 탄소중립을 외쳐왔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작년 4% 이상 늘었고 올해도 늘어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위원장은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매년 4∼6% 쌓아놓고 있고 미래에도 그 부담을 그대로 유지시킨 채 다음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미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탄소중립에 관한 정직하고 현실성 있고 책임 있는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 기후·에너지팀의 잠정적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원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정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우리가 멋대로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이나 국제사회 기후변화 체계에 비춰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게 절대불변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상황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목표를 고정해놓고 '여기부턴 우리 영역'이라고 하는 것이 앞으로의 해법, 국가적 문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갖고 접근하겠다는 것을 중간보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수위는 오늘 "2050 신재생 에너지 비중 70% 등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2050년까지 매년 4∼6%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계당국은 내다봤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 경우 월평균 350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사용해 현재 4만7000 원을 내는 4인 가구가 2025년 5만3000∼5만6000 원, 2030년 6만4000∼7만5000 원, 2035년 7만8000∼10만 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인수위는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의 경우 전기료는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지금보다 5배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수위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1년 비공개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2050년 탄소중립 달성' 때는 2030년까지 연평균 0.7%포인트, 2050년까지 연평균 0.5%포인트의 GDP 감소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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