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文 법흥사터 초석 논란에 "등록문화재 아냐"

"앞으로 더욱 유의하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북악산 남측면 개방 기념 산행 도중 절터 초석에 앉은 사진이 공개된 후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는 불교계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문화재청은 입장문을 내고 "초석은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오늘(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4월 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산행에서 문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라며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향후 법흥사터의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법흥사터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5일 김현모 문화재청장 등과 함께 북악산 남측면을 산행한 바 있습니다. 이후 당시 사진이 공개됐는데, 문 대통령 내외가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에 앉아 설명이 듣는 모습이 논란이 된 겁니다.

불교계 언론 '법보신문'은 6일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산행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채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며 "더구나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또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