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5일 "경기도는 경제와 안보 두기둥이 공존하는 곳"이라면서 "국회 경제 관련 상임위 등 23년의 정치활동, 국회 국방위원회 8년의 경험을 살려 경제·안보 관련 비전과 정책을 꼭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내가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전임 이재명 지사의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개혁해 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해 했다. 기본주택 등 이 전 지사의 기본시리즈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경기지역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의원은 "경기도민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고통을 받는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교육·보육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오후 일정을 평택 쌍용차 방문으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에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것은 중요하다. 전력 토지 용수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유를 드려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어려운 기업은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서 "쌍용차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는 13년 동안 자구 노력을 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새 정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하고, 기업도 부지를 팔아 더 싼 곳에서 차를 생산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쌍용차 같은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규정하지만 이 곳에서 일하는 수 많은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의 삶을 생각하면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더 살리고 일자리는 지켜야 한다"면서 "글로벌 시대 최고의 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이재명 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평가를 통해 취사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이재명 전 지사의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개혁해 나가겠다"면서 "국민의힘 후보라고 해서 보복하거나 고의성을 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분야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전 지사의 기본주택 등 이른바 기본시리즈 정책들이다.
유 전 의원은 "도비든 국비든 쓸때는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면서 "청년·농어촌·문화예술 기본소득 등의 예산이 정말로 꼭 필요한 곳에 가는지 점검해서 개선 방안을 도민께 최우선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 전 지사의 기본주택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민의 무주택가구비율은 44%로 서울보다 내집 마련의 꿈이 간절한 분들이 살고 있다"면서 "이들의 내집 마련을 위해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금융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 현금 부자만 집을 구입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지사는 기본주택을 말하는데 내집 마련의 꿈을 가진 도민에게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게 중요하다"면서 "돈이 없어 내집 마련이 어려운 도민들에는 공공주택을 활용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유력 경쟁 후보로 떠오른데 대해서는 "김동연 대표는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위의 지시를 이행하는 경제 공무원과 젊을 때부터 대안을 제시해온 경제 정치인과는 다르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유 전 의원은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실책으로 꼽히는 경제, 부동산,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대해 초대 부총리로서 책임이 있다"고 각을 세웠다.
같은 국민의힘 김은혜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이날 대변인직을 사퇴해 경기도지사 출마가 유력해진 상황에 대해서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하고 발표한다면 환영한다"면서 "국민의 힘 경선이 뜨겁고 치열하게 진행된다면 도민들에게 나쁠게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은혜 의원이나 먼저 출마를 선언하신 분들이 당의 룰에 따라 경쟁하면 도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6일 경기도지사 예비 후보 등록을 예고한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선거가 쉬웠다면 제가 안왔을 것이다. 대선에 두번 출마하고, 4선 의원을 한 사람이 어려운 선거에게 싸워 이기면 경기도와 당을 위해서도 좋다고 본다"면서 "경기도의 문제는 곧 국민의 문제이기 때문에 히딩크 같은 해결사가 되겠다"고 했다. 5년 뒤 대선을 노린 포석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선출직 도지사는 활발한 의지를 가지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서 "4년 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잘하면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고, 형편 없으면 생각해보나 마나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대선 경선후 정치를 말린 딸(유담)에 대해서는 "정치를 반대하는 딸과 약속까지 했었다"면서 "이번에 다시 결정을 하면서 힘들지만 딸에게 동의를 받았다. 선거가 시작되면 본인도 바쁘겠지만 도와줄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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