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킬레스건 ‘권력형 성범죄’
인수위, 법무부 반대에도 “최선 다할 것”
인수위, 법무부 반대에도 “최선 다할 것”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인 이른바 ‘박원순·오거돈 방지법’(권력형 성범죄 은폐 방지 3법) 이행 의지를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여타 범죄와의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해당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인수위 측은 관철 의사를 공고히 전하며 재충돌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차승훈 인수위 부대변인은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실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국회 계류 중인 권력형성범죄은폐방지3법이 당선인 공약인 만큼 국회를 설득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차 부대변인은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업무보고에서 권력형 성범죄 은폐 방지 3법 추진이 곤란하다는 검토를 인수위에 제출했다”며 “법무부는 보호감독자에 가해지는 권력형 성범죄 사건은 범죄가 발생해도 조직적 은폐 축소된다는 비판이 제기됨에도 형평성 측면에서 중한 범죄 내지 유사범죄와 차등 두는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폭로하다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범죄 은폐 방지 3법 신속 입법 등 법·제도 강화 밒 고위 공직자의 성범죄를 담당하는 조사위원회 등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해 1월 권력형 성범죄 은폐방지 3법을 발의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이 법안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었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사례를 겨눈 법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윤 당선인 측이 법무부의 반기에도 정면돌파 방침을 밝힌 만큼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여야 간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수위 안팎에선 법무부의 입법 반대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 이슈가 재부상을 막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게 권력형 성범죄는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패배를 안겨준 이슈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권력형 성범죄 재발 방지 약속, 지방선거 공천 기준서 성폭력 범죄 무관용 원칙 등을 발표하며 대놓고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인수위 측에서도 보수진영의 의석수 부족으로 법안 처리가 불발되더라도, 172석의 민주당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지방선거 전 존재를 부각할 수 있다는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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