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당선인은 한 전 총리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하겠다는 의사를 한 전 총리에게 전달했고, 한 전 총리 역시 "국가가 부르면 기꺼이 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전 총리는 3일 오전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어젯밤 윤석열 당선인을 만나뵀다"며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를 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 제청권을 행사해야하기 때문에 인사 문제에 대해 당선인과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총리 인선이 확정된 만큼 속도감 있게 내각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데 당선인과 후보자의 뜻이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새 정부의 총리 인선은 빠른 편이다. 10년 전 18대 인수위 시절에는 인수위가 꾸려지고 21일 뒤에 총리 지명자가 발표됐다. 이번에는 인수위가 꾸려진 지 17일 만에 후보자를 정했다. 20대 인수위 구성이 18대 때보다 훨씬 일찍 완료된 것을 감안하면, 총리 인선이 상당한 속도감으로 진행된 것이다. 특히 한 전 총리는 총리 인선 절차 돌입 초반부터 거론되면서 유력 후보로 지목됐는데, 초반 논의가 결국 최종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는 과거 진영 구분 없이 중책을 맡은 데다가 호남 출신으로 국민 통합에 적격이라는 평가가 최종 낙점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한 전 총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료의 길을 걸었다. DJ(김대중) 정부 때 통상산업부 차관을 거쳐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지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통 경제 관료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도 지냈다. 경제 뿐 아니라 외교안보 등을 모두 아우르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진보 정권에서 요직을 거쳐 국회 인사청문과정에서 민주당의 동의를 얻기 쉬울 것이라는 점이 한 전 총리 지명의 주된 이유가 됐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윤 당선인의 총리 인선 발표 회견에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향후 국정 운영 목표에 대해 "인수위도 가동되는 중이니, 잘 협의해 앞으로 차근차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초대 총리의 추천을 받아 이르면 이번 주부터 경제 부총리와 다른 장관 후보자들도 지명할 계획이다. 다만 총리후보와 경제부총리 후보로도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본인이 워낙 강하게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제부총리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밖에 인수위원을 맡고 있는 최상목 전 기재부차관 등도 물망에 오른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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