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유승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출사표를 던지기 전, 정계 은퇴를 고심했었다"며 "가족들의 만류에도 총대를 메고 험지로 뛰어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대선이 끝난 직후에 정치를 그만 둘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었다"며 "정치를 23년째 하고 있는데 사람이 또 물러날 때도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월 9일 대선을 치른 뒤 지난 한 20일 동안 경기도 지사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저와 정치를 같이 하시던 분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이 거의 강권하다시피 했다"고 했다.
가족과 보좌진 등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은 이번 출마를 말렸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딸 유담은 '아빠, (출마)하지 마라. 이제 좀 쉬고, 자유롭게 다른 보람 있는 일 하면 안 돼?'라고 말렸다"며 "저와 제일 가까운 사람들, 또 가족들, 동고동락하던 보좌진들 모두 말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는 가족들 다 (출마에) 동의했다. 결심한 다음부터는 도와주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유와 관련해 "정치를 그만두려고 결심한 사람이 경기지사 자리에 욕심이 뭐가 있겠느냐"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제일 험지니까 총대를 메고 각오를 하고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00만 경기도민이 어려움을 겪는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등 5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며 "지난 4년간 민주당이 장악했던 경기도가 과연 그 문제를 해결했느냐"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결국 실패한 거 아니냐"며 "새 술은 새 부대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들을 향해서는 "이재명 지키기가 경기지사 선거 목표가 될 수 있느냐"며 "경기도민의 경기도지 이재명의 경기도가 아니지 않나.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을 이해 못 하겠다"고 비판했다.
정계 은퇴를 생각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유 전 의원은 "결국 보수정당들이 다 통합해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가 경선에서 실패했다"며 "두 번의 도전에서 시대적인 상황과 제가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꿈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꼭 정치를 해야만 사회에 기여하는 건 아니니까 정치를 그만두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서 대선 직후 정계 은퇴까지 생각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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