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보좌관이 전액 5만 원권 지불”
탁현민 “사비는 카드로 구매했다는 것”
윤호중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
탁현민 “사비는 카드로 구매했다는 것”
윤호중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에 입성한 뒤 의류 등을 구입하며 매번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청와대 측이 김 여사를 향해 불거진 특수활동비(특활비)에 의상비 구입이 편성됐다는 의혹을 반박하며 “카드로 구매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주장입니다.
오늘(30일) 조선닷컴은 김해자 중요무형문화재 107호 누비장인과 전태수 서울 성동구 JS슈즈디자인연구소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김 여사가 취임 초 보좌관을 대동한 채 현금만으로 한복과 구두를 구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장인은 2017년 김 여사가 경주 공방을 방문해 누비 2벌, 일반 치마 저고리와 두루마기 각각 1벌, 한복 1벌을 맞췄다며 “총 700만 원어치였고, 결제는 전액 5만 원권 현찰로 했는데, 유송화 비서관이 종이봉투에 담긴 돈을 건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한 차례 더 방문해 “300만 원짜리 한복 코트를 맞춰갔고, 그때도 같은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전 대표 또한 2017년 5월 버선코 구두 등 9켤레를 주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이 와서 ‘치수 측정을 위해 출장이 가능하냐’고 묻기에 거절했더니 ‘청와대’라고 하더라. 그래서 갔는데 손님은 김 여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해 가을에도 6켤레의 신발을 구매했다며 “두 번 모두 김 여사의 보좌진이 봉투에 현찰을 넣어 내게 건넸다”고 했습니다. 전 대표의 수제화는 켤레 당 20만 원에서 50만 원 상당의 제품들입니다.
김 장인과 전 대표의 매장 모두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가운데, 의상 구매 비용을 굳이 현금으로 결제했어야 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의류나 장신구를 사비로 구매하는 건) 임기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5년 동안 진행했던 내용”이라며 “사비는 카드로 구매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해당 논란에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사비로 구매했다’는 취지를 강조한 탁 비서관의 말에 따르면 현금 결제도 사비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더불어민주당도 특활비가 김 여사 옷값에 사용됐다는 의혹 제기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논두렁 시계’ 사건을 언급하며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대통령 특수활동비 내역을 밝히지 않아 온 관례를 알고 오히려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를 마구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KBS 라디오에서 “이 논란을 보면서 아픈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 관련한 것들”이라며 “어떻게든 국민의힘에서 전임 대통령을 망신주기했던 대표적 사례인데, 김정숙 여사 옷값 문제도 거의 그와 같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특활비는 주요 정부 부처에서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사건 수사 등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합니다. 예산집행의 성격상 사용 내역이나 영수증 기록을 남기지 않아도 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특활비 규모는 연간 8000억 원에 달했지만, 특활비 상납 사건을 거치며 현재 연 3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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