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호 인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이 됐다.
10일 당선이 확정된 후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가지고 당선인을 찾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 전 대통령과 당선인이 긴히 협의해야 할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청와대에서는 정무수석과 핫라인처럼 해주시면 된다"는 유 비서실장의 말에 "우리 장제원 비서실장하고 유 실장님과 소통하면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공식 인선발표는 아니지만, 자신이 가장 믿는 '측근'이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의 주역인 장 의원을 당선인 첫 인선대상으로 한 것이다.
장 의원은 인수위 비서실장을 맡지만, 이후 윤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하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그대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선대본부 핵심관계자는 "장 의원만큼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당선인이 그만큼 믿는 사람도 없다"면서 "장 의원이 부산 사상에 지역구가 있긴 하지만, 당선인이 원하면 기꺼이 지역구를 내놓고 올 사람"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과정에서윤 당선인과 합당과 공동정부 만들기를 약속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수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인수위원장직을 수행한 후 국무총리 인선이 가능한 인사들이라, 인수위와 새로운 윤석열 정부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카드로 풀이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될 민주당의 극심한 반대와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반적인 인물들보다는 두 사람이 야당을 설득하기에도 나은 카드일 수 있다는 얘기도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한 권영세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이번 선거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데다가, 몇 안되는 수도권 중진이라는 점,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선배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됐다. 권 의원은 선대본부 해단식으로 선대본부장 자리는 내려놨고, 동시에 맡았던 사무총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상황실 부실장이었던 이철규 의원도 당선인이 믿는 인사 중 하나로 인수위에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수위 대변인 역할엔 선대본부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최지현·김병민 대변인이 이름이 오르내린다.
일단 윤 당선인 역시 인수위 구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거 정부의 사례를 보면 당선 후 인수위 구성까지는 열흘 내외의 시간이 걸렸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빠른 시일 내에 출범을 시킬것"이라면서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조직하면서 중요한 인사검증을 하는 역할을 해야할 것 같다"고 인수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번 인수위는 2012년 대선 이후 10년만에 가동되는 인수위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를 뛰어넘고 바로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기존 정부와는 다른 방향으로 국정운영의 방향이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인수위는 사실상 내각의 밑그림이 될 수 밖에 없어 상당히 중요하다. 윤 당선인인 인수위 구성을 서두르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일단 인수위 사무실을 과거 정부가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뒀던 관례를 깨고, 광화문 일대에 둘 예정이다. 현재의 청와대가 아닌 정부종합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기로 한만큼, 인수위도 광화문에 두겠다는 계획으로 주변 건물들을 물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형빌딩 건물주들이 인수위원회 유치를 위해 '전용 엘레베이터 마련' 등 경쟁을 벌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의 제1과제는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대통령실 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작업은 임기 시작 전 마무리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민간 위원회 마련 등의 틀을 잡고, 정부조직개편 방안 등은 가지고 가야 수월하게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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