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메타버스 가상세계에 등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MBN 메타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달라'는 주제의 청년 공약 대담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최우선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약속을 엄숙히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에서 청년들과 소통할 기회를 주신 MBN에 감사드린다. 청년 여러분, 먼저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며 "가장 멋지고 누구보다 능력 있는 우리 청년들에게 희망이 아닌 좌절과 한숨만 주는 나라가 된 데 대해 저 역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여러분은 저와 함께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며 "저와 함께 대한민국의 내일을 바꾸는 여정에 동참해 달라. 공정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요청했다.
윤 후보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30대 취업준비생인 한 청년은 뉴질랜드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다가 코로나19로 급히 귀국해 재취업 중인 상태라며 "영어 회화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제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어떤 일자리 정책을 가지고 있으신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공정한 채용 기회 보장을 위해 채용 비리를 근절하겠다. 인문학 전공 학생들에게 콘텐츠 분야, 특히 디지털 문화 콘텐츠 분야를 집중 육성해서 청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며 "4차 산업 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의 경우에는 AI 코딩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육아문제로 고민 중인 결혼 5년 차 30대 청년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실제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들이 적고, 휴직기간 소득이 너무 줄어서 생계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라며 "남성 육아휴직을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대책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하고 육아기에 엄마 아빠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육아 재택근무제도를 신설하겠다"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분들에게는 시간선택 근무제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출가를 꿈꾸는 미디어 전공 대학생은 "전공 특성상 대면수업이 필수적이고, 다른 학생들과 조별과제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방역수칙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며 "일일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방역대책에 대한 무용론도 퍼지고 있는데,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시는가. 대학 수업만이라도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고 말했다.
윤 후보는 청년의 질문에 "과학적 방역으로 국민들께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한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정부가 학생의 충분한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학교 차원의 주기적 방역과 신속항원검사를 정부가 지원하겠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백신패스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MBN 메타버스 스튜디오에서 각각 7일과 8일 오전 9시 20분부터 20·30대 청년들과 대담에 나선다. 대선후보들이 메타버스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출처 = MBN 메타버스 스튜디오 화면 캡처]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대 직장인 청년은 "주택수요가 수도권에 밀집되고 지방에는 빈집도 늘어나고 있는데 수도권 비수도권 주택수요의 균형을 잡기 위한 정책이 있는가"라며 "실제 청년,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있으신지 궁금하다"고 물었다.이에 대해 윤 후보는 "우선 임기 내 250만 호 공급과 임대차 3법 개정을 통해 주택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겠다. 동시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설과 연계된 청년 원가주택 30만 호와 역세권 첫집주택 20만 호를 청년층에 우선 공급하겠다"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로 인상하고 신혼부부, 또는 생애 최초주택구매자에게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청년 희망적금과 관련해서 "예산도 적고 가입 자격 기준도 까다로워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청년 희망 적금을 확대하고 청년 도약 계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셨는데 실질적으로 청년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또 현실적으로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는 청년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윤 후보는 "청년 희망 적금의 경우 현 정부가 책정한 예산이 너무 적어 가입자격을 갖추고도 적금을 들지 못하는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확대를 약속드렸다. 청년 도약 계좌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세에서 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가입자들이 매월 70만 원 한도 내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가입자 소득에 따라 월 10만 원에서 40만 원씩을 보태서 만기가 됐을 때 1억 원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재원은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해서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윤 후보는 "청년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가 없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여러분이 마음껏 도전하고 그 도전을 꽃 피울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잘 살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정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들겠다. 무엇보다 우리 청년들을 배신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7시 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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