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5일 윤석열 국민의힘 선대위가 해산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사퇴한 데 대해 "(윤 후보에게)별 계급장을 달아준 어른(김 위원장)도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의심스럽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찌어찌 대통령 후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윤 후보는) 검찰공권력을 자기 것인 양 사유화하고 전횡을 일삼다가 야당 정치판과 언론으로부터 영웅으로 칭송됐다. 그들은 '정의와 공정'의 화신 대접을 하며 시시때때로 추켜세워줬다"며 "그도 '눈치가 없지'는 않아서인지 어떤 질문을 해도 늘 헌법정신과 법치를 강조했다. 외교도 법치에 입각하겠다고 했더니 감탄한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추 전 장관은 이수정 교수의 '어찌어찌' 발언을 인용해 "(윤 후보는) 결국 '어찌어찌 대통령 후보'였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3일 MBN '판도라'에서 윤 후보에 대해 "적당히 했으면 이렇게 안 됐을 수도 있는데 적당히 못 하다 보니까 어찌어찌 흘러와서 대통령 후보까지 된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은) '연기만 해달라'고 했지만, 뒤집어보면 자신의 각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고, '내가 바보입니까?'라고 한 자신의 말도 무시하고 바보로 만들었다"며 "그는 '나에 대한 쿠데타'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억하심정을 내비쳤습니다. 검찰당 동지들도 그 어른이나 젊은 당 대표나 자기 정치를 하고 선거캠프 가지고 역모를 꾸미고 있으니 정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을 달아준 어른은 천공스승보다 더 귀한 본인을 해촉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국운이 다했다'고 자괴감을 표현했다. 사실은 '(국)밥집에서 대본 못 읽을 때 후보가 (운)이 다했구나'고 생각했는데 너무 줄여서 오해가 생겼다"며 "별 어른은 그다지 놀랍지도 않을 것이다. 전두환 군부 쿠데타를 도운 경험으로 볼 때, 쿠데타를 꿈꾸는 사람은 늘 주변을 경계하고 의심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개개인도 반성과 성찰을 통해 성숙한다. 자신을 낮출 수 있어야 반성의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반성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한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라를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우려와 검증도 없이 정치 스승이 되려고 했는지 궁금하다"며 날을 세웠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선거대책 위원회를 해산한다"며 "새 선거대책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에 "'연기 발언'은 나쁜 뜻이 아니라 생각한다. 중진 정치인이라도 대선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아무리 정치 경험 많아도 캠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조언들을 수용해서 따라야 하는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라 본다"며 "후보 비하의 입장에서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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