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친일 정권 규정
국민의힘 “광복회장 사퇴” 촉구
국민의힘 “광복회장 사퇴” 촉구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은 오늘(15일) 김원웅 광복회장은 “촛불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이들을 집권하게 한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친일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념사에서 ‘친일’이라는 단어는 17번 등장했습니다.
김원웅 “친일파 대대로 떵떵…혹독한 불공정”
김 회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경축식 동영상 기념사를 통해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정권과 맞서 싸워 왔다”며 이승만·박근혜 정권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4·19혁명으로 이승만 친일 정권을 무너뜨렸고, 국민 저항의 정점에서 박정희 반민족 군사정권은 자체 붕괴했다”며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핵됐다”고 했습니다.
김 회장은 독립운동 후손가들의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친일 청산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친일파는 대대로 떵떵거리며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지금도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 이보다 더 혹독한 불공정이 있을까”라며 “이런 불공정을 비호하는 자들을 방관하면서 공정을 내세울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친일 재산을 국고로 귀속시키는 법 제정에 반대한 세력, 광복절을 폐지하고 건국절 제정하겠다는 세력, 친일 미화하는 교과서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 가르치겠다는 세력은 대한민국 법통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믿는 세력”이라고 했습니다.
김 회장은 고 백선엽 장군의 친일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백 장군은 윤봉길 의사가 암살한 일본 육군 대신 출신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한 인물이라고 지적하며 “백선엽이 국군의 아버지라면 우리 윤봉길 의사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독립운동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 그 후손들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를 언급하며 ‘친일 청산’을 주장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이날 ‘친일’ 발언 또한 2019년 취임 뒤 강조한 친일 청산의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이 참석한 경축식에서 야권 전체를 친일 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정치적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위험한 화법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野 “지긋한 친일 팔이…광복절 욕보이는 것” 맹폭
야권은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정권을 친일로 규정한 김 회장의 발언에 일제히 반발하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회장은 지난해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평가하고, 애국가에 대해서는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라고 폄하해 큰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라며 “국가보훈처의 예산을 지원받는 광복회 회장은 국가유공자법과 정관에 의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매년 반복되는 망언을 방치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근본적인 책임은 있다”며 “문 대통령은 광복회의 국민 갈라치기 행태를 더는 방치하지 말고 국가보훈처를 통해 광복회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김병인 대변인은 “궤변과 증오로 가득 찬 김 회장의 기념사 내용이 정부 측과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 하니, 이 정부가 광복절을 기념해 말하고 싶은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비판했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신 같은 사람이 저주하고 조롱할 대한민국이 아니다”라며 “지긋지긋한 친일 팔이, 당신들의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내로남불, 문재인 정권의 국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이념 망상이 이 뜻깊은 광복절을 더 욕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