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제 조국의 시간 아닌 민생의 시간”
여당, “존중한다” vs “충분히 사과했다”
야당 “영혼 없어…진심이길 바라”
여당, “존중한다” vs “충분히 사과했다”
야당 “영혼 없어…진심이길 바라”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오늘(3일) "민주당과 조국 전 장관은 이제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부로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 나도 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문제는 조 전 장관이 법정에서 재판부를 상대로 다투고 해결할 문제”라면서 “민주당은 내년 3월에 주권자인 국민이 우리를 평가하는 판결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지난 5년간의 민주당의 활동과 새 대선 후보의 비전이 결합해서 종합적인 평가를 대선에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제는 민생으로 가야 한다. 조국의 시간이 아닌 민생의 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앞서 송 대표는 전날 민심경청 결과 보고회에서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라고 자성했습니다.
또한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가족 비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송 대표의 이하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저를 밟고 전진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국 후폭풍...내부 분열 뇌관 되나
‘조국 사태’의 당 차원의 사과 표명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나뉩니다.
당 내부에선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해 “이해한다”는 기류가 전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대권주자들도 송 대표의 사과에 힘을 실어 줬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제(2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 지사는 “조국 사태는 이미 정쟁의 수단이 됐다. 거기에 제가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다”면서 “당 대표가 입장을 냈으니 저는 당원으로서 대표와 현 지도부의 입장을 존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당내 의견이 다른 건 너무나 당연하다. 국민에 맞춰서 가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청래 의원도 어제(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또다시 조국을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정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며 “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위로를 드린다. ‘조국의 시간’을 읽으면서 조 전 장관이 느꼈을 고통의 무게를 감당해보겠다. 많은 진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으면 좋겠다. 진실의 힘을 믿는다”라며 조국을 옹호하고 당 차원 사과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당 지도부에서는 공개적인 반발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미 조 전 장관이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사과했다. 이 사건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서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고,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사과에 반발했습니다.
또한 강성 지지자들은 송 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윤석열(전 검찰총장)이 하극상을 일으켰는데, 하극상에 대해 정당성만 부여해주고 있다"며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사과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주냐"며 비난의 메시지를 쏟아냈습니다.
국민의힘 “영혼 없는 사과”
국민의힘은 조국 사태 및 오거돈,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논란 등에 사과한 송 대표를 향해 “영혼이 없었다”며 비판했습니다.
어제(2일)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송 대표의 사과는 국민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조국 사태로 등 떠밀리듯 했던 이해찬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제외하고는 지난 4년간 진심이 담긴 사과나 통렬한 반성 한번 없던 정권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조 장관의 의혹이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회고록 또한 ‘반론 요지서’ 쯤으로 이해한다고 하니 ‘가슴 아프다’, ‘정치적 희생양', ‘귀양 간 죄인’ 운운하는 자기변명과 궤변의 연장 선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사태’에 대해 송 대표가 국민께 사과했다”며 “그 반성과 사과가 진심이길 바란다. 그 진심을 받아들이고 싶다”라고 적으며 이에 합세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대표의 사과를 보면서 불과 며칠 전까지 조비어천가를 부르던 정세균 전 총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며 "친문의 눈치나 살피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도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조국 전 장관의 ‘조국의 시간’ 출간 이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침묵한 여권 대권주자들을 지적한 것입니다.
한편 ‘조국 사태’는 민주당이 4·7보궐선거에서 패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이에 거센 공격을 받자 당 차원 사과를 통해 문제를 털어내고 차질 없는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jzero@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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