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막말을 비롯해 각종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변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린 끝에 오는 28일로 연기해 재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 채택 문제를 두고 토론을 이어갔지만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초 민주당이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변 후보자를 둘러싼 민심 악화 등을 의식해 연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 정당인 정의당마저 이날 상무위에서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인사청문보고서를 보고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세금 미납 등 변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변 후보자가 진정한 사과를 수차례 했다며 감쌌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김 군 사건 같은 경우 제가 봐도 문제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당시 사장으로서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깊이 인식하지 못한 상황 속 발언이었는데 어제 몇 차례 거쳐서 사과했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변 후보자에게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은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보고서에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두둔했다.
여야 의원들의 입씨름이 길어지자 야당 간사인 이헌승 의원이 "이날 생활서비스물류서비스발전 법안을 여야가 오랜 시간 논의해서 통과시켰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야가 보고서 채택건을 놓고 다투는 모습을 보여선 안되겠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조응천 민주당 간사는 "현재 상태로 단순히 표결할 수 있지만 주말 동안에 합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할 수 있는 시간 가져보는 게 원칙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 발언 중 일어나 야당 의원들의 사진을 찍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노트북 앞에 붙은) 팻말을 역사적으로 기록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쾌함을 드러내며 크게 반발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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