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5일 직접 김치 담그기에 나서며 "외부에 '도전자'들이 있지만 김치보다 더 한국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일부 언론에서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미 대사관저에서 요리연구가이자 '빅마마'로 유명한 이혜정씨와 함께 25분 가량 김치를 담갔다. 미국 비영리재단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대사관측은 이번 행사가 '집에서 담근 김치로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이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가 김치의 역사와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이혜정 씨는 "김치는 진짜 한국의 것"이라며 "3000년 전부터 한국 사람들이 먹어 왔고 600년 전에 지금과 똑같은 형태의 김치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에 "김치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음식", "한국의 원조 소울 푸드"라고 말하며 김치에 대한 칭찬을 연발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이번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절임 채소 음식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이라며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므로 이젠 우리가 김치산업의 세계 표준"이라고 주장해 반발을 샀다. 해리스 대사가 직접 김장하는 법까지 배우러 나선 건 이러한 중국의 주장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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