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들의 구애가 이어지면서 당내 소신파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통덤은 '팬덤정치'에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정당정치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님과 달님'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는 아버지의 후광, 문재인은 친구의 후광. 둘의 공통점은 팬덤정치라는데 있다"며 "그 팬덤의 기반은 타인의 아우라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대리물, 문재인은 노무현의 대리물이기에 팬덤을 거느리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도자 팬덤이 정당의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소신을 내세우기보다 지도자 숭배에 영합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아니 이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며 "금태섭 전 의원처럼 제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 도태당하게 되니까"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또 "팬덤을 등에 업은 박근혜 정당정치의 룰을 무시한 친박공천으로 친박 일색이 된 새누리당은 결국 처참하게 몰락했다"며 "그와 똑같은 일이 민주당에서 벌어지고 있다. 친문공천으로 당이 일색으로 변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 재미없다.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최고위원이라야 그놈이 그놈"이라며 "김부겸, 이재명, 김두관 등 대선주자들도 문팬덤과 친문세력에게 눈도장 받으려는 시도로 대통령 친위대가 돼 경쟁적으로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 전체가 덫에 빠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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