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피해가 속출하면서 이명박(MB) 정부가 지난 2009~2011년에 추진한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사업이 10여년 만에 이슈로 떠올랐다. 야권은 "4대강 사업을 확대했으면 이번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한 반면 여권은 "4대강 사업의 폐해는 이미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4대강이 홍수를 막았다니, 번지수를 잘 못 짚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국이 집중 호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와중에 뜬금없이 '4대강 사업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말 생뚱맞은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MB가 한 사업은 이미 치수가 거의 완벽히 이뤄져 있던 4대강 본류에 대한 사업"이라며 "홍수 피해가 주로 발생하는 산간 지방과 지류는 내버려 둔 채, 큰 배가 지나다니도록 강바닥만 깊게 파헤쳐 놓아 생태계를 교란시켜 놓은 사실상 '운하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이미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과 현 정부인 2018년 총 두 차례의 감사원 감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며 "재난을 핑계 삼아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려는 통합당의 치졸한 꼼수, 그러나 이번엔 번지수를 잘 못 짚었다"고 비꼬았다.
앞서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이번에 어쩔 뻔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 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며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5선의 정 의원은 6월 자신의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4대강 보 철거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 시절 지류·지천 정비를 하지 못하게 그렇게도 막더니, 이번 폭우 피해가 4대강 유역이 아닌 지류·지천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제 실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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