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재판 도중 일어나 당 기자회견에 가야한다는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재판을 받다가 '조퇴'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최강욱 씨를 보면 제가 사과하고 싶다"고 비꼬며 "최근 법을 어긴 자들이 외려 검찰을 질타하는 이상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되는데 결국 최 의원이 재판 도중에 법정을 떠나려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법'이라는 최 의원의 태도는 독재정권 시절 법정에서 민주투사들이 가졌던 법을 어겨도 그들은 결코 반성하지않는 태도와 유사하다"며 "그저 거기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사명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해 "조국 사태의 독특한 점은,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며 "정의의 기준에 따라 비리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아예 비리를 옹호하기 위해정의의 기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586세력은 아직도 학생운동 시절의 '상상계'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미 사회의 지배계급으로 등극해 그 특권적 지위를 2세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민중의 보편이익을 위해 싸운다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또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을 겨냥, "'나는 아직도 민중을 위해 싸우는 혁명의 전사'라고 생각하며 고결하고 순결한 자기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라며 "티셔츠 위에 인쇄된 체게바라처럼 (조 전 장관에게) 사회주의는 일종의 브랜드가 돼 '난 강남 살지만 의식은 정의로워 더 멋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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