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공천권을 휘두르고 동료·선배 정치인들에게 험지로 가라며 협박하고 칼질했던 사람이 누구인가."
미래통합당 소속 안상수 후보(인천 동구미추홀을)가 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동구미추홀을 출마 기자회견' 때 언급한 발언이다.
안 후보는 제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이 공천농단을 저질러 통합당(전 새누리당)이 패배했던 상황을 부각시키며 "(그 사건으로 인해) 권력은 좌파세력에 넘어갔다"며 "(당시 공천농단의 한명이던) 한 사람에게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을 위해 헌신하라 요청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한다"고 재차 말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그 인물의 행보는) 도리에 맞지 않는다,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제라도 당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한다, (본인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들었던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지역구를 떠나 오직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지목한 인물은 동구미추홀을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전 의원을 뜻한다. 윤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진박실세'로 꼽혔다. 더욱이 윤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당대표를 지낸 비주류계 김무성 의원을 향해 "죽여버려"라는 막말 논란에 휘말려 공천권을 얻지 못했다. 윤 전 의원은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후 복당했다. 윤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안 후보는 윤 전 의원의 이러한 행보를 "당의 명령도, 국민의 뜻도 저버리며 오직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분열의 길로 가는 자들이 있다"고 재차 꼬집었다.
안 후보는 지난달 19일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의 '인천요새'로 꼽히는 인천 계양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내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계양갑 지역구는 제16대 총선부터 제20대 총선까지 보수정당 인물들이 공략하지 못한 험지로 꼽힌다.
안 후보의 백의종군 선언에 당 공관위는 안 후보를 계양갑 지역구가 아닌 미추홀을 지역구로 전략공천했다. 이 지역구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윤 전 의원이 제18대 총선부터 제20대 총선까지 3선을 역임한 지역구다. 하지만 당 공관위의 이러한 선택은 '친박계에 거부감'이 큰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함이라는 게 야권 전언이다. 친박계 중에서도 핵심친박인 '진박'으로 꼽히는 윤 전 의원과 달리, 안 후보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지난 1996년 정치에 입문했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