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략물자 한국 수출 제한으로 시작된 한일 사이의 갈등이 지방 공항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노선의 비중이 큰 지방 공항의 탑승객이 3분의 1 가까이 줄었고, 개별 공항에 따라 수입이 많게는 70% 가깝게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7개 국제선공항 운항·여객·수입 현황'에 따르면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 방침 발표 직후인 7월 첫 주 1029편이었던 일본 노선 운항편 수는 불과 두 달만인 8월 넷째 주 836편으로 18.8% 축소됐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관리하는 7개 공항은 김포·김해·제주·대구·청주·무안·양양 공항이다. 같은 기간 이들 공항의 일본 노선 여객 수도 15만1283명에서 5만1133명으로 33.8%나 줄었다.
특히나 작년과 동일한 시점을 비교하면 감소폭은 더 컸다. 7개 공항 일본 노선 주(週)단위 여객 수의 작년 동기대비 감소율은 ▲ 7월 다섯째 주 8.3% ▲ 8월 첫째 주 14.7% ▲ 둘째 주 19.6% ▲ 셋째 주 25.2% ▲ 넷째 주 35.3%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여객 발길이 뜸해지고 비행기 운항이 줄어들자, 공항의 수입(공항시설사용료·국제여객이용료 등)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7개 공항의 7∼8월 두 달 수입은 116억36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줄었다.
양양공항은 최대 66.7%의 감소율을 보였고, 청주 및 김해공항의 수입 감소율은 각각 30.3%, 15.1%에 이르렀다.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은 김포(수입 59억6300만원·1.6% 증가)와 제주(3억9100만원·15% 증가), 대구(10억2200만원·0.8% 증가)를 뺀 나머지 공항은 심각하게 위기를 겪는 것이다.
윤관석 의원은 "7개 국제공항의 28개 노선 중 일본 노선이 여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9%(2018년 기준)에 이를 만큼 지방공항의 일본 노선 편중이 심하다"며 "인천국제공항 일본 노선 비중이 21.9%인 것과 비교해 일본 여행 불매에 따른 지방 공항의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윤 의원은 "위기 대응을 위한 단기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노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일본 외 대체 시장 발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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