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월 초월회 만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무산을 놓고 충돌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초월회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가족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이번 과정에서 인사청문회법을 많이 고쳐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여지지 않도록 20대 국회에서 고쳐 놓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것은 비공개적으로 하고, 정책적이라거나 공적인 것은 공개적으로 하는 그런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황 대표는 "조 후보자 문제로 사실상 인사청문회가 마비돼 있는데 정부와 여당 태도를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설 정도로 심각한 의혹들이 넘치는데 여권은 방어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가족 증인 요구와 관련해 모두 양보하겠으니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고 대승적 제안을 했지만 여당은 그것조차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그러면 어떻게 청문을 하겠다는 것인가. 의도적으로 청문회를 무산시키고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옥신각신했다. 이 대표는 "각 당 대표들이 선거법을 갖고 진지하게 협상하는 '정치협상회의'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며 선거법 개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과거 선거법은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합의 처리했다"며 "수적 우위를 앞세워 당리당략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황 대표 편을,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 편을 들었다. 손 대표는 "많은 분들이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국회가 제대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말한 정치협상회의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정치가 국회에서 정당 간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합의민주주의·연합정치를 제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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