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와 가족들에 대한 의혹이 양파껍질처럼 쏟아지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가족 간 주택 위장매매, 전입의혹 등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19일에는 조 후보자 딸이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후 두차례 낙제를 하고도 지도교수로부터 3년간 10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 딸이 재학중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따르면 딸 조씨는 2016년~2018년 6학기 연달아 매학기 200만원씩 모두 120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조씨는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1학기와 마지막 장학금을 받은 2018년2학기에 각각 몇 개 과목에서 낙제해 유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가 받은 장학금은 지도교수가 개인적으로 만든 장학회에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장학금을 받은 다른 6명의 학생들과 비교할 때 학업성적이 저조한 조씨가 장학금을 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다른 학생들은 단 한차례만 장학금을 받았고 그것도 한 학기에 여러 명이 장학금을 나눠가진 반면, 딸 조씨는 200만원씩 나홀로 장학금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도교수가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한 데는 조 후보자 딸에게 호의를 베푼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측과 지도교수는 "과도한 억측"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그동안 자녀 문제에 대해선 유독 자신의 소신과 다른 면모를 보여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 후보자는 평소 외국어고 등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중심의 입시교육 병폐를 우려하며 특목고와 자사고 등이 설립 취지대로 잘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자신의 딸과 아들은 서울의 한 외고를 보내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과거 언론 인터뷰나 개인 SNS를 통해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를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2010년 12월 경향신문), "내가 유학마치고 귀국 후 딸아이가 한국학교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아 영어로 수업하는 외고 국제반에 진학했다"(2011년 3월 트위터)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조 후보자의 행태에 대해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본인은 착한 척, 정의로운 척, 깨끗한 척을 다 했지만, 관련 의혹들 모두가 본인이 다 앞장서서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장전입 문제나 폴리페서문제는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선적인 후보"라고 쏘아붙였다. 나 원내대표가 "조국 법무장관 불가"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상황에서 조 후보자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온갖 의혹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어떻게 해명하고 나설지 주목된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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