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 자리에 채이배 의원을 임명할 예정이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해당 인선을 반대하고 있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 최고위원회가 5대4로 '지도부 교체론'이 우위를 차지함에도, 입장이 모호한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이 '수동적 캐스팅보터'로 역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는 20일 '채이배 정책위의장·임재훈 사무총장·최도자 수석대변인' 임명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들 임명은 당대표 임명 권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인선을 단행하려 했지만 반발에 부딪혀 보류했다. 손 대표는 당시 "(이들 임명은)의결사항이 아니고 대표의 임명권이 분명히 있는 것이니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채이배 의원은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손 대표의 측근이다.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에 포함되는만큼, 채 의원은 손 대표의 '호위무사'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채 의원은 앞서 "정책위의장을 맡겨 준다면 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오신환 원내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채이배 의원 개인의 능력이나 정책 역량을 의심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지금의 상황과 구도 속에서 생각해야 한다.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멤버인데, 손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동의없이 밀어붙이면 모양이 안 좋고 싸움만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채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김수민 청년정책위의장이 '수동적 캐스팅보터'로 역할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최고위원회는 5대4로 '손학규 사퇴파'가 우위를 점한다.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등 5명 등이 지도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 채이배 정책위의장 등은 지도부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확실한 입장표명을 피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는 최고위원회의 안건에 대해 '가부동수((可否同數)의 경우 당대표가 결정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수민 위원장이 최고위에 불참하는 것만으로도 '4대4' 구도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손 대표에게 결정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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