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앞으로 다가온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손학규 대표 사퇴론'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13일 공식 출마선언을 한 오신환·김성식 의원이 지도부 교체론을 놓고 온도차이를 보이면서, 이를 놓고 의원들의 세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오신환 의원은 '무책임한 현 지도부 퇴진'을 강조한 반면, 김성식 의원은 당 지도부 교체 문제를 '혁신위원회'에 맡기자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오신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하면서 " 최악의 결과를 초래해 놓고도 마치 세월호 선장처럼 '가만히 있으라' 말하는, 무책임한 지도체제 교체에 앞장서겠다"면서 지도부 교체를 명확하게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창당정신을 온전히 구현해 낼 총선승리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면서 "안철수, 유승민 두창당 주역과 손잡고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가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 뿐 아니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일부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도 포섭한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과제에 대해 제한 없이 논의할 혁신위원회를 하루빨리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손학규 대표에게 퇴진도 요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것은 혁신위가 만들어져서 함께 해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그동안 현 지도부 유지에 무게를 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 대표 퇴진론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를 표명하는 대신 '혁신위'에 이를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는 의원들에도 표심을 구애할 명분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향방은 최근 '캐스팅보트'로 역할한 일부 국민의당 의원들의 선택에 좌우될 전망이다. 즉 지난 8일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 의원총회' 소집요구서에 서명한 권은희·이태규·김중로·신용현·김삼화·김수민·이동섭 등 7명의 선택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은 오신환 의원을, 의총요구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당 출신 의원 9명은 김성식 의원을 지지할 개연성이 높다.
이들 '캐스팅보트' 의원 7명 중 일부는 지도부 교체와 안철수·유승민 체제 수립에 동의하고 있다. 오신환 의원이 선명하게 '지도부 교체'를 내세웠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김성식 의원 역시 혁신위를 통한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데다 중도성향 이미지가 있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한편, 두 후보는 선거제개편·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검경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패스트트랙에 대한 국회 논의에는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두 후보는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의원은 원내대표 당선 시 자신을 사개특위에 '셀프 보임'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김관영 원내대표의)사보임 문제로 인해 (자신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식 의원도 "의원 자율성을 존중하는 의미 뿐 아니라, 사개특위 내에서의 제대로 된 논의 위해 원상복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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