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를 어디까지 요구했는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비핵화 범위를 두고도 큰 입장차를 보이면서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우리는 일부 해제만 요구했다며 반박했는데요.
양측의 말이 왜 엇갈리는 겁니까?
【 기자 】
사실 양쪽 모두 틀린 건 아닙니다.
실제로 북한이 요구한 건 유엔 대북제재 결의 11건 중 5건이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5건이 미국 입장에서 사실상 전면 해제로 볼만큼 대북 제재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그 이전의 제재들은 주로 북한의 무기 기술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요.
이 5건이 북한의 돈줄인 석탄 수출을 제한하고 북한의 생명선인 유류 공급을 막는 가장 강력한 조치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석탄과 석유를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 당국자가 북한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요구한 건 사실상 모든 제재의 해제라고 평가한 거죠.
【 질문 2 】
북한의 말처럼 일부 제재이긴 하나 그 일부가 사실상 전면 해제로 볼만큼 핵심이라는 거군요.
이 제재 범위만큼이나 엇갈렸던 게 비핵화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하는 문제였어요.
【 기자 】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랐습니다.
영변은 북한 핵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이곳을 폐기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정치적 의미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겁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미 언론은 강선이라는 북한의 또 다른 우라늄 시설에 주목해왔습니다.
그동안 영변에 북한 핵의 70%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이 강선 시설이 영변의 2배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거죠.
【 질문 3 】
그런데 미국이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다는 건 이미 이전부터 나왔던 이야기 아닌가요.
그동안 계속 실무협상을 해왔는데 애초에 미리 조율을 안 하고 왜 갑자기 정상회담에서 문제가 된 걸까요?
【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변 핵시설 이외에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이 있고 우리가 이를 알았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놀랐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그동안 실무협상 과정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갑자기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원래 외교 담판은 통상 실무회담에서 협상을 마치고 정상회담은 최종적으로 의지만 확인하는 게 관례인데요.
이렇게 정상회담에서 결렬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이번 회담에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렇게 협상이 결렬되면 양측 모두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일 텐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로 나오게 된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요?
【 기자 】
아마도 미국의 국내 정치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 폭로에 이어 최근에는 사위인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기밀정보 권한을 주라고 지시했다는 스캔들이 터졌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하고 돌아갈 경우 받을 정치적 타격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즉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여 북미 회담 성사가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에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거죠.
【 질문 5 】
그런데 원래 협상이란 게 한번 틀어지면 다시 테이블에 앉기가 쉽지 않은데요.
양측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중요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 기자 】
맞습니다. 이들을 다시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중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는데요.
협상 결렬 이후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 측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간 교류 확대를 바탕으로 북한의 더 큰 양보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과 논의가 이뤄진다면 북미 간 실무회담이 빠른 시간 내 재개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 앵커멘트 】
비록 이번에는 협상 결렬로 끝났지만 양측 모두 추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는데요.
이후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였습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를 어디까지 요구했는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비핵화 범위를 두고도 큰 입장차를 보이면서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우리는 일부 해제만 요구했다며 반박했는데요.
양측의 말이 왜 엇갈리는 겁니까?
【 기자 】
사실 양쪽 모두 틀린 건 아닙니다.
실제로 북한이 요구한 건 유엔 대북제재 결의 11건 중 5건이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5건이 미국 입장에서 사실상 전면 해제로 볼만큼 대북 제재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그 이전의 제재들은 주로 북한의 무기 기술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요.
이 5건이 북한의 돈줄인 석탄 수출을 제한하고 북한의 생명선인 유류 공급을 막는 가장 강력한 조치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석탄과 석유를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 당국자가 북한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요구한 건 사실상 모든 제재의 해제라고 평가한 거죠.
【 질문 2 】
북한의 말처럼 일부 제재이긴 하나 그 일부가 사실상 전면 해제로 볼만큼 핵심이라는 거군요.
이 제재 범위만큼이나 엇갈렸던 게 비핵화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하는 문제였어요.
【 기자 】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랐습니다.
영변은 북한 핵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이곳을 폐기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정치적 의미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겁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미 언론은 강선이라는 북한의 또 다른 우라늄 시설에 주목해왔습니다.
그동안 영변에 북한 핵의 70%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이 강선 시설이 영변의 2배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거죠.
【 질문 3 】
그런데 미국이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다는 건 이미 이전부터 나왔던 이야기 아닌가요.
그동안 계속 실무협상을 해왔는데 애초에 미리 조율을 안 하고 왜 갑자기 정상회담에서 문제가 된 걸까요?
【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변 핵시설 이외에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이 있고 우리가 이를 알았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놀랐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그동안 실무협상 과정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갑자기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원래 외교 담판은 통상 실무회담에서 협상을 마치고 정상회담은 최종적으로 의지만 확인하는 게 관례인데요.
이렇게 정상회담에서 결렬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이번 회담에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렇게 협상이 결렬되면 양측 모두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일 텐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로 나오게 된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요?
【 기자 】
아마도 미국의 국내 정치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 폭로에 이어 최근에는 사위인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기밀정보 권한을 주라고 지시했다는 스캔들이 터졌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하고 돌아갈 경우 받을 정치적 타격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즉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여 북미 회담 성사가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에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거죠.
【 질문 5 】
그런데 원래 협상이란 게 한번 틀어지면 다시 테이블에 앉기가 쉽지 않은데요.
양측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중요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 기자 】
맞습니다. 이들을 다시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중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는데요.
협상 결렬 이후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 측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간 교류 확대를 바탕으로 북한의 더 큰 양보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과 논의가 이뤄진다면 북미 간 실무회담이 빠른 시간 내 재개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 앵커멘트 】
비록 이번에는 협상 결렬로 끝났지만 양측 모두 추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는데요.
이후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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