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나라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헬리콥터 '500MD'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외부에 공개한 보도를 통해서 공식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 행사'와 2015년 8월 '비행술 경연대회'에서 500MD 기종을 등장시켰다.
'500MD'는 한때 우리나라 육군 공격헬기의 주력 기종이었다. 육군의 헬리콥터 사격대회에서 500MD 기종을 모는 조종사가 '탑헬리건'으로 선발되는 경우도 많았다. 북한이 500MD를 보유한 것과 이를 외부에 공개한 것 모두 뒷말을 낳기 쉬운 행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500MD를 대량 구매했다. 500MD는 북한의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토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 1980년대 500MD의 민수용 버전인 휴즈(Hughes)500을 밀수입했다. 북한은 1983년 독일의 페이퍼 컴퍼니를 끼고 휴즈 500 80여대를 완제품이 아닌 형태로 밀수입했다. 이 때 북한에 흘러들어간 것이 시간이 지난 뒤 최근 몇년새 500MD와 유사한 모습으로 선보인 것이었다. 다만 80여대가 모두 가동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경북 안동 지역에 비상착륙한 T-11.
북한이 처음에 휴즈 500 기종을 들여온 이유는 한국군을 교란시킬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게다가 휴즈 500 기종은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일정도로 성능이 검증돼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이 헬리콥터를 다시 이란에 되팔려 시도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비밀해제된 외교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1985년 10월 이란에 사절단을 보내 헬기 판매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절충에 실패해 결국 팔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이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헬리콥터를 이란에 역수출하려고 한 배경은 외화 부족으로 추측됐다.북한이 뒤늦게 500MD를 열병행사와 비행술 경연대회에 선보인 것은 북한이 보유한 헬리콥터 종류 가운데 정비 상태가 양호한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1960~1970년대 당시 소련에서 수입했던 헬리콥터도 보유하고 있지만 성능이 유지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만 우리 군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대표적 저공침투용 기종인 안토노프 복엽기 일명 AN-2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6월25일 충북 옥천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AN-2기 1대가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있었고 2016년 2월4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또다시 AN-2기 1대가 사고로 비상착륙했다. 공군은 AN-2기를 훈련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명칭도 'T-11'이라고 붙였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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