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을 보면 한달 전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실시된 1987년 13대 대선부터 2012년 18대 대선까지 6차례 대선 중 2002년 16대 대선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선에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약 한 달 전 지지율 1위를 달린 후보가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는데 성공했다. 1987년 노태우 후보 , 1992년 김영삼 후보, 1997년 김대중 후보, 2007년 이명박 후보, 2012년 박근혜 후보 모두 한달 전 지지율에서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단일화 여부에 따라 대선 한달 전 판세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를 통해 양자 구도를 만들어 영향력있는 3위 후보 없이 대선을 치르면 한달 전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일화에 성공해도 상대 진영 결속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2002년 대선의 경우 단일화를 통해 한 달 전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른 역전극을 이끌어낸 사례로 꼽힌다.
2002년 12월 대선 26일 전인 그해 11월 23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노무현·정몽준 세 후보는 각각 지지율 32.3%, 25.4%, 25.1%(갤럽 기준)를 기록했다. 다자구도에서는 이 후보가 앞섰지만 노 전 대통령과 정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이 후보를 앞선다는 점이 변수였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과 정 후보 단일화 직후 발표된 그해 같은 달 25일 여론조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43.5% 지지율로 이 후보(37.0%)를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본선에서도 48.9% 지지율(이회창 46.6%)로 승리하며 대선 사상 첫 역전극을 이끌어냈다.
반면 2012년 대선은 진보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보수 진영 결집에 가로막힌 사례로 꼽힌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그해 11월 3주차 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지율 39%로 1위를 달렸고 문재인 당시 후보와 안철수 당시 후보가 각각 23%, 20%를 기록했다. 2·3위 후보 지지율을 합칠 경우 1위 후보에 앞서는 것은 2002년과 마찬가지이지만 안 후보 사퇴와 함께 표심은 급변했다.
안 후보 사퇴 후 발표된 첫 갤럽 여론조사(그해 11월 28일)에서 박 전 대통령은 45%로 문 후보(42%)를 따돌렸고, 이후 단 한 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51.6%로 대선 본선(문재인 48.0%)에서 승리했다. 단일화로 기세를 탄 진보 진영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위기감을 느낀 보수가 결집한 것이 패인으로 꼽힌다.
무당층 역시 변수다. 1992년 14대 대선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달 전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본선에서도 승리했지만 최종 득표율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였다.
1992년 대선 31일 전인 그해 11월 1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시 후보는 각각 지지율 26.0%, 19.6%를 기록했고 무당층(모름·의견없음)은 35.1%에 달했다. 대선 본선 3일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후보는 각각 24.6%, 24.1% 지지율 박빙의 승부(무당층 31.3%)를 벌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 전 대통령이 지지율 42%(김대중 후보 33.8%)로 압승을 거뒀다. 위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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