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4년 6월 세월호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한겨레는 검찰과 특검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우 전 수석이 2014년 6월 5일 세월호 사건 수사를 위해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하던 광주지검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는 압수수색하지 말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우 전 수석은 수사팀에 “해경 상황실 서버에는 청와대와 해경 사이의 통화내역 등 민감한 부분이 보관돼 있는데 거길 꼭 압수수색하려는 이유가 뭐냐”며 강하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압에도 수사팀이 압수수색 의지를 굽히지 않자 우 전 수석은 “서버는 본청과 별도 건물에 있으니 그걸 압수수색하려면 영장을 다시 끊으라”면서 영장 범위를 문제 삼아 수사를 지체시켰다. 실제 광주지검 수사팀은 광주지법에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그날 자정께 상황실을 겨우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겨레에 “당시 현장에 있던 수사팀이 서버 압수수색 문제로 해경 쪽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을 때 우 전 수석의 전화가 걸려왔다더라. 우 전 수석이 실시간으로 해경의 보고를 받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때 서버를 압수수색하지 못했으면 청와대와 해경 사이의 통신기록 등은 확보하지 못할 뻔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수 특검팀 관계자는 “민정비서관이 아니라 민정수석이라고 해도 수사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수사를 하라 마라 할 법적 권한이 없다”면서 “특히 압수수색 중인 수사팀에 전화해 ‘그만하고 오라’ 하는 것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 다른 의혹과 함께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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