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권주자 중 대표적인 ‘개헌파’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이 15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개헌 동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문재인 전 대표에게 드리는 글’에서 “개헌에 앞장서달라. 그것이 우리가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정치교체까지 이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를 당장 시작하자고 주장한 반면 문 전 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개헌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문 전 대표가 ‘개헌 신중론’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까지 인용하며 문 전 대표 설득에 나섰다. 김 의원은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정치가 교체되지 않으면 또 실패한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2009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하지 마라…열심히 싸우고 허물고 쌓아 올리면서 긴 세월을 달려왔지만 그 흔적은 희미하고 또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실패의 기록뿐, 우리가 추구하던 목표는 그냥 저 멀리 있을 뿐이다’라고 회한에 찬 글을 남겼겠나”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문 대표께서 나서면 개헌의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올 것이다. 국민의 우려와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문 전 대표 설득에 나선 것은 개헌을 매개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에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전날 개헌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만큼 민주당 대권주자 사이에서 개헌 동력이 사라지면 김 의원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 전 대표가 자신의 ‘개헌 동참’ 제안을 거부하더라도 김 의원은 개헌에 대한 선명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대한민국의 대개조를 말한다’ 특별 강연을 진행하며 대권 행보를 이어나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촛불혁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민혁명”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힌 문 전 대표는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국내 불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집중했다.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말아달라”며 “세계는 오히려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때다.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대한민국에 베팅할 때’라고 써도 좋다”고 강조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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