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오는 21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약속한 이정현 대표와 동반사퇴하겠다고 15일 밝혔다.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계가 당내 중도파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림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오늘 비공개회의에서 현 지도부는 이 대표와 함께 오는 21일 총사퇴하자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우리들은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최고위원은 “중도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전면적 2선 후퇴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수차례 21일 사퇴를 공언한 이 대표와 달리 친박계 최고위원회는 명확한 입장표명없이 ‘전선 사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친박계 지도부가 버텨 비박계의 공세를 막아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비박계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 등이 앞장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최근 당 지도부가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계 윤리위원 8인 임명을 졸속 처리하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당직자 70여명이 대표실을 찾아 ‘지도부 사퇴’ 및 ‘윤리위 원상복구’를 내용으로 한 피켓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최고위는 당직자들의 항의 시위로 30분 이상 늦어진 끝에 파행됐다. 이 대표는 시위 직후 “당 대표로서 사무처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못할 망정 이렇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최고위 회의서 논의하겠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에선 친박계 인사 추가 선임과 관련된 윤리위 사태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윤리위에 대한 논의는 다음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임되면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사무처협의회는 이날 당무 거부 찬반 여론조사 실시해 73.5%의 찬성률로 당무 거부에 나섰다. 사무처가 당무 거부에 나선 것은 지난 2007년 공천결과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이후 10년만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현 지도부가 사무처가 요구한 ‘지도부 즉각 사퇴와 윤리위원회 원상복구’를 수용하지 않은만큼 당무 거부로 대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간 득표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경선에 나선 정우택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오전부터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친박 주자로 나선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계파를 대변하기보다 중도 화합형 원내대표의 역할을 하겠다”고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의원들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은 이날 중도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도모임을 개최한뒤 “제3의 대안을 마련해 합의추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경선에서 계파 후보가 나와 세대결을 하면 당에 미래는 없다”며 “합의추대가 어려울 경우 선거 연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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