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헬리콥터 조종사를 가르치는 교관 요원으로 여군이 처음으로 배출됐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제2 항공여단 알바트로스 대대의 정은희 준위(37)는 지난달 말 교관 조종사 자격을 획득했다고 육군이 4일 밝혔다.
교관 조종사는 정조종사로서 주임무 비행을 200시간 이상 이수한 뒤 자격 취득에 도전할 수 있고 엄격한 평가를 거쳐 기술이 탁월한 소수에게만 자격이 부여된다. 현재 육군에서는 200명 안팎의 교관조종사가 있는데 정 준위가 처음으로 여성 교관 조종사가 된 것이다.
1999년 하사로 임관, 항공관제 임무를 담당하던 정 준위는 헬기 조종사의 꿈을 품고 2004년 도전해 2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가 됐다. 정 준위는 2006년 정조종사 자격을 획득한 뒤 UH-60 블랙호크 헬기를 몰고 약 1500시간 이상 공중강습작전, 항공지원작전 등 각종 전술 훈련부터 고공 강하, 화물 공수, 긴급환자 수송, 산불 진화 등의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했다.
육군은 “교관 조종사는 조종사 중에 조종사라고 할 수 있다”며 “정 준위도 2개월간 자격평가 준비를 위해 사랑스러운 딸과 함께하는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조종기술 연구와 평가 준비에 집중한 결과를 교관 조종사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정 준위에게 ‘최초’라는 수식어는 낯설지 않다. 육군은 “정 준위가 임관 당시에도 ‘최초 여성 헬기 조종 준사관’으로 주목을 받았다”며 “1999년부터 여군 부사관으로 항공작전사령부에서 항공관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여군으로서 처음 합격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정 준위는 부여된 기본임무 외에 부조종사 전입교육과 평가, 정조종사 양성 등 교관조종사로서의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정 준위의 남편도 헬기 조종사다. 지난 2005년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이철호 소령과 결혼했다. 남편은 정조종사로 아내 정 준위가 한발 더 앞서 나간 셈이다. 정 준위 는“앞으로 교관조종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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