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대회출전 막자 학교 찾아와 폭언…“교사 전체 모독”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가 다니던 청담고를 여러 차례 찾아가 교사에게 특혜를 요구하고 폭언과 삿대질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14일 진행한 서울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청담고 체육교사 이 모씨는 정씨가 2학년에 재학하던 2013년 최씨가 대회 출전 승인을 무리하게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예체능부장이었던 이씨는 “2013년 1학기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사용했는데 이 기간에 학교에 찾아온 최씨와 면담한 체육교사 송 모씨가 최씨로부터 폭언과 삿대질을 당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송씨는 당시 정씨의 경기 출전이 규정 횟수를 초과해 최씨에게 문제를 제기하며 운영계획을 설명했다.

정씨는 고교시절 연간 대회 출전횟수를 4회 이하로 제한한 교육부 규정을 위반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체육특기생의 대회 출전 횟수는 학습권을 위해 연간 4회 이하로 제한된다. 하지만 정씨는 규정을 초과해 대회에 6회 이상 출전했다.
최씨는 이에 “작년에는 승마대회 출전을 했는데 왜 올해는 못나가게 하느냐”며 폭언을 하고 삿대질까지 했다. 최씨는 교육부를 들먹이기도 했다. 송씨 옆에 있던 교사도 화가 나 “왜 이러십니까, 우리는 업무를 한 건데”라고 몇 번이나 말리기도 했다.
이씨는 “2학기를 시작하고 송씨가 (최순실씨) 얼굴만 보면 감정이 올라서 못하겠다고 말했다”며 “저도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학교인데 다짜고짜 오셔서 교감 선생님한테 (담당교사인 송씨) 업무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송씨가) 개인적으로 당했지만 교사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최씨가 교사에게 돈봉투를 건네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씨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교사 이모씨는 “최씨가 학기 초 학교로 찾아와 딸이 승마특기생인데 알고 계시라며 책상 위에 돈 봉투를 놓고 가려고 했다. 즉시 돌려줬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장에게 보고했느냐는 질의에 “원칙은 보고를 해야 하지만 돌려줬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오경환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씨의 3학년 공결처리일수 140일은 다른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무후무한 수준”이라며 “다른 학교 승마 국가대표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는데 그 해 공결처리일수는 36일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김경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4년 청담고에 다른 승마특기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은 대부분 무단결석으로 처리됐다”며 “정씨는 대회에 먼저 출전하고 나중에 공문을 받아 출석으로 인정해주기까지 했는데 두 사람을 비교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아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씨나 최씨가 제출한 승마협회 공문의 수발신처가 전혀 없다. 학생이 직접 받아서 학교에 제출했기 때문”이라며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