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의 ‘비선 실세’ 의혹이 최씨 일가로 확대된 가운데 최씨의 동생 순천씨의 가족회사인 중견아동복유통사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해당 회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사업목적에 아동복 사업을 추가했는데 이 시기가 새정부의 무상보육을 필두로 아동복지 정책을 왕성하게 펼치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회사는 정권 출범이후 아동복 판매를 기반으로 매출이 껑충 뛰어 올랐고 모범납세자로까지 선정돼 세무조사까지 유예받으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해당 회사는 “최씨 가문과 발길을 끊은지 오래됐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 중이지만 네티즌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나서 회사 측이 진땀을 빼는 중이다.
1일 매일경제가 순천씨의 남편인 서모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회사인 서양인터내셔널과 서양네트웍스의 정관을 분석한 결과 지난 1984년 7월4일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 이후부터 다양한 업종을 계속 추가해가면서 사업을 해 왔다.
서양네트웍스가 아동의류 사업에 첫발을 뗀건 1990년대 부터다. 그러나 이후 2001년 부동산임대업, 2002년에는 통신판매업과 광고대행업에도 손을 대는 등 다른 사업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서양네트웍스의 모회사였고, 순천씨가 맡기도 했던 서양인터내셔널은 2010년 외식사업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아동 의류사업으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근래 10년 넘게 다른 사업 확장을 모색했던 것이다.
그러던 서양인터네셔널과 서양네트웍스는 2013년 1월 유아용품업을 정관에 추가하고 이 때를 전후해서 아동복과 아동용 신발, 악세서리 등 유아용품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던 때다. 당시 박 대통령이 저출산 대책으로 영유아에 대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공약을 걸었고 취임과 동시에 각종 정책을 내놓으면서 아동복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됐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저출산 대책 공약을 쏟아내면서 아가방컴퍼니 등 유아용품 기업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10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새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13년 이 회사 매출액은 1532억원으로 10년 전 대비 2배이상 늘어났고 작년에는 184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는 이 시기를 전후해 전국 매장수가 270여 곳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당시 백화점 유통가에선 “높은 분들과 관련된 회사”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고 한다.
대기업 유통사들이 알아서 거래를 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외부에서 이 회사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정부가 출범 직후 모법납세자로 선정됐다는 점 때문이다. 모범 납세자로 선정되면 수상일로부터 3년간 세무조사가 유예되고 징수유예도 보장된다.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게 2013년 2월인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한지 1달만에 모범 납세상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부에서 보는 의혹의 시선에 대해 서양네트웍스 측은 강하게 부인하며 회사와 순천씨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회사에서 순천씨를 본 적도 없다”며 “30년 동안 착실히 영업을 해온 회사가 이번 의혹으로 불똥을 맞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회사 고위 관계짜는 “아동복 사업은 과거부터 회사가 오래전 부터 해왔던 주력 사업”이라며 “납세자 상도 회사가 전혀 부정이 없이 처리해왔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 특혜라니 억울하다”고 밝혔다.
실제 서양네트웍스의 아동복 브랜드 ‘블루독’은 이번 사태 이전 까지만 해도 육아커뮤니티와 엄마들 사이에선 ‘옷값을 하는 국산브랜드’라는 평가와 함께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최근 최씨 사태이후 육아커뮤니티에서 ‘불매운동’이 일면서 회사 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서양인터내셔널은 지난 2013년 말 서양네트웍스와 합병했고, 순천씨 부부는 서양네트웍스의 경영권을 홍콩 기업에 매각해 2000억원의 거금을 챙겼다. 그러나 여전히 순천씨의 남편인 서씨가 특수관계자 등과 함께 지분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회사 대표직을 맡고 있다.
[서태욱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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