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화여대와 서강대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1일 현재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부산대 등 전국 40여개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국정농단’ 의혹으로 학사운영에 직접 타격을 받은 이화여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가 포문을 열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실제론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였다”며 “진정성 없는 사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대통령은 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의 학생들은 선배의 ‘하야’를 요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 ‘선배님, 서강의 표어(“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마십시오’를 발표하며 “모든 서강인은 사상과 정견에 상관없이 서강의 자랑이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비참한 현실에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각 대학교의 총학생회는 박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경희대는 학생뿐만 아니라 동문, 교수, 교직원 등이 공동으로 시국선언문을 내고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은 이번 사태에 대한 즉각적이고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는 지난달 28일 로스쿨 가운데 처음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헌법 제 1조를 부정한 박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요구하며 “대통령 주도 하에 비선권력이 국정을 농단한 것은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유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국선언 뿐 아니라 풍자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달 31일 교내 예술극장 앞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개입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뒤 동해안 별신굿 공연을 펼치는 ‘시굿선언’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시굿선언은 시국선언에 ‘굿’을 합친 풍자어로, 정식 굿이 아닌 전통예술공연을 선보였다.
전국 주요 20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공동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동국대, 부산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아직 제안단계지만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대학들의 학생회장들이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각 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국선언들을 한 번에 묶어낼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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