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동북아 정세가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으로 흐르던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한가로이 쇼핑을 즐긴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정권말 공직기강 해이의 결정판”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10일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사드 배치 발표 시점에 백화점에서 양복을 수선을 하고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윤 장관이 쇼핑을 즐기던 그 시점은 중국과 러시아의 즉각적인 반발이 나오려고 하던 중차대한 상황이기에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윤 장관이 사드 배치 발표를 알고도 이처럼 행동한 것인지 본인 스스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교육부 고위 간부의 망언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임기말 공직기강 해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동북아 세력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국가와 국민들의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너무도 중요한 외교안보적 행사인 사드배치결정을 발표하는 시각, 윤 장관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면서 “윤 장관의 해명대로라도 며칠전 찢어진 옷을 굳이 장관이 직접 들고 백화점에 갈만큼 한가한 상황이었는지 열번을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또 “어쩌다 박근혜 정부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이런 수준에까지 왔는가”라면서 “이제라도 낙하산 인사 포기 선언을 하고 엄정하고 투명한 공직임명을 통해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외교부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도 윤 장관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질타하고 나섰다. 외통위 소속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갑·4선)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그 시간에 한가하게 쇼핑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윤 장관이 사드 배치 발표를 모르고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청와대·국방부로 이어지는 외교·안보 의사결정 라인에서 윤 장관이 빠져있었던 것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또 “만약 사드 배치 발표를 알고도 쇼핑을 즐겼다면 제 정신이 아닌 것”이라면서 “한국 외교부의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형 사고”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윤 장관 스스로 사드 배치 발표를 알고 있었는지를 명확히 밝히고 자세하게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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