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3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연쇄적으로 양자 정상회의를 열어 북핵과 한반도 안보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박 대통령은 올해 첫 순방 기간 동안 미·일·중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과 잇달아 만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안 실천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30일 출국하는 박 대통령은 이달 31일과 내달 1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핵테러 위협의 변화 양상과 이에 대응한 국제공조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박 대통령은 특히 핵안보 차원에서 북한 핵개발의 위험성을 제기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31일(현지시간) 오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이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하고, 대북 제재와 관련한 양국간 공조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 주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양자 정상회담이 차례로 열린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난 2014년 헤이그 회의 이후 2년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3국 정상회의에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이끌어가기 위한 3국간 공조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간 양자 회담은 작년 11월2일 서울서 열린 회담 이후 5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북핵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후엔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두 정상간 만남은 작년 9월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 참석 이후 6개월만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간 만남이 특히 관심을 끄는건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미묘해진 이후 처음 열리는 회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의 ‘천안문 망루외교’로 한중 관계가 역대 최고의 우호관계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해법을 놓고 양국이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내면서 소원한 관계로 내려 앉고 말았다.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에 중국의 동참을 호소했으나 중국은 줄곧 대화를 강조하며 거리를 뒀다. 지난 2월 양 정상이 어렵사리 전화 통화까지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초 유엔안보리가 중국의 찬성 하에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안을 채택하면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간 친선관계가 복원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규현 수석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양 정상간 의지를 재확인하고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과 북한 문제 관련 양국간 소통 강화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일중 연쇄 정상회의 다음날인 내달 1일, 박 대통령은 작년말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끄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개최해 실질협력 방안과 북핵 등 지역정세, 중견국 외교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내달 2일 멕시코로 이동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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