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 통합 제안으로 국면전환…다목적 포석 승부수
"과연 분열된 야권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지금 공천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 야권통합을 시도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필리버스터(본회의 무제한토론) 중단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던 더불어민주당의 1일 심야 의총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설득하며 의원들에게 지나가듯 야권통합 문제를 언급했을 때만 해도 이를 눈여겨본 의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설훈 의원 정도가 이를 받아 "지금 필리버스터 국면을 바꿀 수 있는 건 야권통합밖에 없다"며 "김 대표 정도면 해낼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김 대표가 이날 낮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야당이 너무 많다. 합하면 이길 수 있는데…"라는 한 할머니의 말에 "합해보려고 노력하려고 한다"고 대답한 것을 놓고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이 적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가 더민주에 영입돼 들어온 이후 통합은 물론이고 연대에 대해서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소극적 자세를 취해왔다는 점에서입니다.
그러나 이튿날인 2일 김 대표는 야권통합을 공식적으로 전격 제의, 판을 흔들어놨다. 일견 예상밖의 '깜짝카드'로 보였지만 전날 나름의 자락을 깔아뒀던 셈입니다.
공천권한을 거머쥐고 당 장악력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가 연일 자신의 '페이스'로 야권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입니다.
김 대표가 국민의당을 1차적으로 겨냥, 내놓은 이날 제안을 놓고 야권 안팎에서는 시점적으로 절묘한 '다중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신의 한수'라는 말이 회자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을 놓고 내부 강경파와 일부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김 대표는 수세에 몰리는 듯 했지만, 야권 내부가 찬반으로 어지럽게 갈라져있는 흐름을 일순 제압했습니다. 야권통합이라는 휘발성 강한 소재를 고리로 최소한 국면 전환에는 성공한 셈입니다. 한 인사는 "야권통합 이슈로 필리버스터 중단 논쟁을 덮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한지붕 여러가족'간 알력설로 어수선한 국민의당을 '교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당장 이날로 창당 한달을 맞은 국민의당은 '야권통합'이라는 김종인발(發)폭탄을 안고 하루종일 술렁였습니다.
여기에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당행(行)을 놓고 고심하는 인사들을 제3지대에 묶어두는 효과를 기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야권통합 내지 연대 문제에 소극적인듯 했던 김 대표가 이처럼 선제적으로 나온 것을 두고 한 핵심관계자는 '나비효과'(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큰 변화를 유발시키는것)에 비유했습니다.
이 인사는 "김 대표는 야권통합 문제에 있어 전략적으로 우리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보다는 상대로부터 얘기가 나오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러한 것들이 맞아떨어져서 오늘의 제안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민의당 일각에서 먼저 당대당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가 더민주측과 물밑 대화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대표와 오랫동안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최재천 의원의 역할론에도 시선이 모아졌습니다. 최 의원이 양측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 합류설이 돌다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최 의원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피력해왔으나 이러한 노선을 놓고 안 대표측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권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김 대표와 더민주 입장에선 국민의당을 분열 세력으로 규정, 프레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어 보입니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안 대표를 겨냥, "다 된 집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쉬우리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다시 또 집을 짓겠다고 나갔다"며 "이런 분열된 상황이 빨리 치유돼야 총선에서 우리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공천혁신을 하면서 탈당한 이들이 요구했던 부분을 다 해내면 나간 사람들도 더이상 명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했다고 합니다.
안 대표도 이날 김 대표의 제안에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불쾌함을 내비치긴 했지만, 주변 인사들에게 분열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국민의당 핵심인사가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과연 분열된 야권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지금 공천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 야권통합을 시도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필리버스터(본회의 무제한토론) 중단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던 더불어민주당의 1일 심야 의총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설득하며 의원들에게 지나가듯 야권통합 문제를 언급했을 때만 해도 이를 눈여겨본 의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설훈 의원 정도가 이를 받아 "지금 필리버스터 국면을 바꿀 수 있는 건 야권통합밖에 없다"며 "김 대표 정도면 해낼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김 대표가 이날 낮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야당이 너무 많다. 합하면 이길 수 있는데…"라는 한 할머니의 말에 "합해보려고 노력하려고 한다"고 대답한 것을 놓고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이 적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가 더민주에 영입돼 들어온 이후 통합은 물론이고 연대에 대해서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소극적 자세를 취해왔다는 점에서입니다.
그러나 이튿날인 2일 김 대표는 야권통합을 공식적으로 전격 제의, 판을 흔들어놨다. 일견 예상밖의 '깜짝카드'로 보였지만 전날 나름의 자락을 깔아뒀던 셈입니다.
공천권한을 거머쥐고 당 장악력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가 연일 자신의 '페이스'로 야권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입니다.
김 대표가 국민의당을 1차적으로 겨냥, 내놓은 이날 제안을 놓고 야권 안팎에서는 시점적으로 절묘한 '다중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신의 한수'라는 말이 회자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을 놓고 내부 강경파와 일부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김 대표는 수세에 몰리는 듯 했지만, 야권 내부가 찬반으로 어지럽게 갈라져있는 흐름을 일순 제압했습니다. 야권통합이라는 휘발성 강한 소재를 고리로 최소한 국면 전환에는 성공한 셈입니다. 한 인사는 "야권통합 이슈로 필리버스터 중단 논쟁을 덮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한지붕 여러가족'간 알력설로 어수선한 국민의당을 '교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당장 이날로 창당 한달을 맞은 국민의당은 '야권통합'이라는 김종인발(發)폭탄을 안고 하루종일 술렁였습니다.
여기에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당행(行)을 놓고 고심하는 인사들을 제3지대에 묶어두는 효과를 기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야권통합 내지 연대 문제에 소극적인듯 했던 김 대표가 이처럼 선제적으로 나온 것을 두고 한 핵심관계자는 '나비효과'(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큰 변화를 유발시키는것)에 비유했습니다.
이 인사는 "김 대표는 야권통합 문제에 있어 전략적으로 우리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보다는 상대로부터 얘기가 나오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러한 것들이 맞아떨어져서 오늘의 제안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민의당 일각에서 먼저 당대당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가 더민주측과 물밑 대화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대표와 오랫동안 각별한 친분을 이어온 최재천 의원의 역할론에도 시선이 모아졌습니다. 최 의원이 양측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 합류설이 돌다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최 의원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피력해왔으나 이러한 노선을 놓고 안 대표측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권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김 대표와 더민주 입장에선 국민의당을 분열 세력으로 규정, 프레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어 보입니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안 대표를 겨냥, "다 된 집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쉬우리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다시 또 집을 짓겠다고 나갔다"며 "이런 분열된 상황이 빨리 치유돼야 총선에서 우리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공천혁신을 하면서 탈당한 이들이 요구했던 부분을 다 해내면 나간 사람들도 더이상 명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했다고 합니다.
안 대표도 이날 김 대표의 제안에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불쾌함을 내비치긴 했지만, 주변 인사들에게 분열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국민의당 핵심인사가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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