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가칭)이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맞추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현역 국회의원 17명을 확보한 국민의당은 3명을 더 충원해야 교섭단체 지위를 얻는다. 국회법 33조에 따르면 20인 이상의 의원이 모이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당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최재천 무소속 의원은 29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저는 정치를 그만둘 사람이니 영원한 무소속이다”라며 “이제 와서 어떻게 정당에 가입하겠나”라고 밝혔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과 더불어 유력 합류 인사로 꼽혔던 최 의원이 손사래를 치면서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 구인난’에 허덕이게 됐다.
국민의당은 다음달 15일까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수십억원의 국고보조금 혜택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다음달 15일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85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5석 이상 20석 미만을 확보한 정당에게 돌아가는 국고보조금은 25억원이다.
6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눈앞에서 놓칠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당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더불어민주당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합류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충청 지역에서 국민의당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에 달하는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민주 지지율이 확고한 상황에서 해당 지역 의원들이 탈당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김한길 의원은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국회의원인 김영록·이개호·박혜자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은 “그냥 식사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사실상 합류 설득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박지원 의원 또한 국민의당 영입 후보다. 박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에서 여러 분들이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거취에 대해 전혀 결정한 것이 없다”며 “소나무는 가만히 있는데 왜 이렇게 바람이 부나. 나는 그렇게 간보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이 합류할 경우 국민의당은 교섭단체 구성에 한발 다가서겠지만, 오히려 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안철수 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주창한 ‘부패 척결’ 기조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안 위원장은 지난 9월 “부패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당원에 대해서는 일체의 공직 후보 자격심사 대상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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