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이 12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 위원장은 2004년 3월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민주당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고자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3일 김 위원장이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입당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야당을 재정비하고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2004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조순형 전 의원이 “경제정당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탄핵 정국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총선에서 승리하는데 김 전 수석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김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던 점도 유사하다. 영입과 함께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등 비리에 연루된 전적과 ‘5공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반발이 거셌다는 점 역시 최근 상황과 닮았다.
2004년 당시 김 위원장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올해 더민주에서는 선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을 동시에 맡으며 막강한 파워를 얻었다.
변수는 200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9석 획득에 그치며 참패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더민주에 영입됐을 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경제전문가가 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례대표로만 네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이번에도 비례대표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의 추측대로 김 위원장이 비례대표 타이틀과 함께 국회에 복귀하면 법안 활동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총선에 참패하고도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김 위원장은 당시 입법활동이 부진했던 탓에 언론으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17대 국회에서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1건도 없었다”, “전문성을 살리라는 비례대표 취지를 감안하면 단 한 건의 입법 발의도 없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표다”라며 김 위원장을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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