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법 87조’로 국회선진화법 개정 단독처리 추진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 상임위원회를 건너 뛰고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원유철 국회 운영위원장(새누리당 원내대표)은 18일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5분간 회의를 열고,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논의없이 즉시 폐기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측에 운영위가 소집된 사실만 사전 통보한 채 안건은 알려주지 않았다.
국회법 87조에 따르면 상임위원회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한 법안에 대해 7일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 여당으로선 야당이 국회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상임위원회 절차를 건너뛰기 위한 ‘우회전략’을 쓴 것이다. 단, 본회의에 법안이 부의되더라도 표결에 부칠지는 여전히 국회의장이 키를 쥐고 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주 중 30인 이상 요구로 본회의에 부의시키겠다”며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최를 요구해 국회법 개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11일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심사기간 지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현행 국회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꼼수’, ‘만행’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더민주측은 “국회법 87조는 상임위가 정상적 심사과정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를 가정한다”며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안건을 폐기시킨 때는 87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헌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