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가 본인 ‘탈당’을 언급할 정도로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이 악화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8일 밤 10시께 이종걸 원내대표와 통화하면서 이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 불참을 놓고 격노하며 “나도 탈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7일부터 문 대표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9일 기자들과 만나 “8일 밤 문 대표에게 전화를 드려 상당히 장시간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본인도 탈당할 수 있다고 말 했나’라는 질문에 “감정이 북 받쳐 하신 말일 수 있다”고 말을 흐렸다. 그러나 한 비주류 인사는 문 대표가 ‘탈당’을 언급한 것이 맞다고 했다.
문 대표는 ‘탈당’ 발언이 알려지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문 대표는 이후 “정말...전화도...”라고 말하며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또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와 통화하면서 “최고위에 불참하더라도 당무 활동은 수행하겠다”며 “당무거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최고위에 안 나오는 것은 당무거부”라며 “당무거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통화에서 문 대표의 사퇴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 불참 장기화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 회의를 보이콧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두 명의 최고위원이 사퇴했다”며 “많은 흠결이 있는 최고위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의 ‘당무거부’를 질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체 의원을 아울러야 하는 원내대표가 특정 계파 편에 서서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대단히 유감이다”라고 말했다고 김성수 당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표는 또 “당무를 거부하려면 당직을 사퇴해야 하고, 사퇴를 안하면 교체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경고했다고 한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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