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유럽의 '독자외교' 전통을 강조하며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유럽연합(EU)을 비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유럽의 독자성은 어디로 갔는가'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EU를 '미국의 하수인'으로 매도하며 "미국의 꼭두각시로 놀아난 유럽동맹은 수치를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2007년 EU가 독자적인 위성위치시스템(GPS) 개발을 위한 '갈릴레오 계획'을 추진하는 등 대미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성'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주도함으로써 "줏대있는 정책을 실시할 듯이 광고하며 등장한 유럽동맹(EU)의 영상(이미지)과 체면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아울러 미국이 자국주재 유럽 대사관이나 국가수반들을 상대로 '정탐'이나 '도청'을 했다며 "유럽동맹은 그 누구의 인권을 논하기에 앞서 자기들을 대상으로 미국이 감행한 특대형 인권유린 범죄부터 문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2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EU가 미국에 맹종맹동하고 있다며 "EU의 독자성에 회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유럽의 '독자외교' 전통을 강조하며 EU를 비난한 것은 유럽의 '자존심'을 자극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인권 압박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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