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북한 노동신문인데요.
김정은이 활짝 웃는 모습이 대문짝 만하게 나왔습니다.
그 밑으로 김정은이 왼쪽 목발을 짚고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를 시찰하는 다섯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거나 걷는 모습을 봐서는 발목이나 다리를 치료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한 것일까요?
그것도 목발을 짚은 모습을 보여주면서까지요.
목발을 짚은 모습은 최고 존엄에 어울리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쪽에서는 목발을 짚고서라도 현지 시찰을 다니는 모습은 김정은의 민생 행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봐서는 아마도 후자 쪽 논리가 더 통했나 봅니다.
또 하나는 갖가지 억측과 설을 잠재우기 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일부 언론들은 건강이상설부터 정신병, 쿠데타설까지 갖가지 추측들을 쏟아냈습니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이 입소문을 타고 북측 주민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박상한 /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어제 시사마이크)
-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어떻게 됐냐 하니까, 항간에서 하는 얘기는 비난하는 소리가 절반인데, 혼자 먹어서 너무 살이 쪄서 다리가 부러졌다고..인민에게 나눠주지 않고 혼자 먹어서 그 무게를 못이기고 다리가 부러졌다. 또 어떤 사람들은 좋은 별장에 가서 아가씨들하고 몇 달 놀고 있겠지 머 그리 관심을 갖냐? "
북한으로서는 남한 언론이 떠드는 것이야 무시해도 그만이지만, 그런 말들이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번지는 것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비록 최고 존엄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이 시점에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민 혼란을 막는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왜 김정은이 목발을 짚고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40일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과거부터 북한의 최고지도자 건강사태 구체적 밝히는 전례 없었다. 그 과정에서 외부의 여러 가지 억측 나올 수 있어서…."
일단 우리 정보기관이 예측한대로 김정은이 발목 수술을 했고, 북한 통치에는 이상이 없다는 게 확인된 셈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등장으로 각종 설들이 가라앉으면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의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5.24 조치 해제 가능성은 언급한 터라 불씨는 더 살아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2차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 핫이슈인 5ㆍ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어 풀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박왕자 씨 피격 사건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화로 풀 수 있다고 한 만큼 유연한 쪽으로 정부 입장이 바뀐 듯 보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향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NLL 침범과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한 북한의 고사총 발포에 대해서 분명한 선을 긋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섣부른 판단으로 남북관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정부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놓고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박 대통령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지금 2차 고위급 접촉을 원한다. 우리는 지금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 그러니 북측도 성의를 갖고 대화에 나서라. 더 이상의 도발은 안된다.'
이런 메시지 말입니다.
북측도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체제 안정과 함께 2차 고위급 접촉을 위한 준비를 차분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들어 남과 북이 처음으로 해빙 무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온 듯합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아셈회의차 참석차 해외로 출국하지만, 박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남과 북의 한반도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을 듯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오늘 북한 노동신문인데요.
김정은이 활짝 웃는 모습이 대문짝 만하게 나왔습니다.
그 밑으로 김정은이 왼쪽 목발을 짚고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를 시찰하는 다섯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거나 걷는 모습을 봐서는 발목이나 다리를 치료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한 것일까요?
그것도 목발을 짚은 모습을 보여주면서까지요.
목발을 짚은 모습은 최고 존엄에 어울리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쪽에서는 목발을 짚고서라도 현지 시찰을 다니는 모습은 김정은의 민생 행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봐서는 아마도 후자 쪽 논리가 더 통했나 봅니다.
또 하나는 갖가지 억측과 설을 잠재우기 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일부 언론들은 건강이상설부터 정신병, 쿠데타설까지 갖가지 추측들을 쏟아냈습니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이 입소문을 타고 북측 주민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박상한 /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어제 시사마이크)
-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어떻게 됐냐 하니까, 항간에서 하는 얘기는 비난하는 소리가 절반인데, 혼자 먹어서 너무 살이 쪄서 다리가 부러졌다고..인민에게 나눠주지 않고 혼자 먹어서 그 무게를 못이기고 다리가 부러졌다. 또 어떤 사람들은 좋은 별장에 가서 아가씨들하고 몇 달 놀고 있겠지 머 그리 관심을 갖냐? "
북한으로서는 남한 언론이 떠드는 것이야 무시해도 그만이지만, 그런 말들이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번지는 것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비록 최고 존엄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이 시점에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민 혼란을 막는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왜 김정은이 목발을 짚고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40일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과거부터 북한의 최고지도자 건강사태 구체적 밝히는 전례 없었다. 그 과정에서 외부의 여러 가지 억측 나올 수 있어서…."
일단 우리 정보기관이 예측한대로 김정은이 발목 수술을 했고, 북한 통치에는 이상이 없다는 게 확인된 셈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등장으로 각종 설들이 가라앉으면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의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5.24 조치 해제 가능성은 언급한 터라 불씨는 더 살아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2차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 핫이슈인 5ㆍ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어 풀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박왕자 씨 피격 사건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화로 풀 수 있다고 한 만큼 유연한 쪽으로 정부 입장이 바뀐 듯 보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향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NLL 침범과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한 북한의 고사총 발포에 대해서 분명한 선을 긋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섣부른 판단으로 남북관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정부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놓고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박 대통령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지금 2차 고위급 접촉을 원한다. 우리는 지금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 그러니 북측도 성의를 갖고 대화에 나서라. 더 이상의 도발은 안된다.'
이런 메시지 말입니다.
북측도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체제 안정과 함께 2차 고위급 접촉을 위한 준비를 차분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들어 남과 북이 처음으로 해빙 무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온 듯합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아셈회의차 참석차 해외로 출국하지만, 박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남과 북의 한반도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을 듯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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